포토포엠-기대를 기대하지 않기
상태바
포토포엠-기대를 기대하지 않기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8.29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암사,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나는 너를 버렸다
비가 와서

나는 가벼워졌고
채색하지 않은 도화지를 닮아간다

너를 버리는데
젊은 날을 탕진했어도 아쉬움은 없다

질기게 끌어안아
온몸이 상처여도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다시 너를 집착할지 모른다

그러니 눈이 오면
황량한 겨울 벌판에 너를 날려보낼 것이다

눈발이 머리 위에 내려앉도록
바깥으로 쏘다니면서
오직 너를 버리는 일에 집중할 거다

나는 계속 가벼워질 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