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모서리 2024-09-12 김성숙 시인 바람에 휘청이던 묵음의 시간이 조금씩 입을 열고 혼잣말 심하더니 아픔이 물처럼 흘러 비명처럼 토한다 하고픈 말이 많아 모질게 맞서지만 살 붙은 이설들이 밀물로 번져 와서 파랗게 독이 된 마음 뒤척이다 잠든다 따스한 말의 온도 기다림은 의미 없고 말로는 못 당하여 침묵으로 견디다가 고삐가 풀린 말들을 붙들어와 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