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청소년 불법도박, 해법은?

2024-10-03     박우용 기자
@Pixabay

 

“이것 좀 보세요 휴대폰 요금이 무려 300만 원 넘게 나왔어요. 우리 아이가 인터넷 유해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것 같아요. 창피해서 어디에다 말도 못하겠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데 이걸 어쩌면 좋나요”


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청소년상담센터 일부 내용이다. 최근 인터넷 도박 사이트, 딥페이크 등 유해 사이트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최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이제는 유해불법사이트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피해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의 도박문제, 그 해답은 어디에 있는가를 찾기 위해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와 학생, 학부모, 선생님, 여청계 경찰관 등 교육 3주체와 기관이 함께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이정범)는 지난 30일 세종충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공동으로 충북 청소년의 도박 문제를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육위원회 박봉순 의원(청주10)이 좌장을 맡은 토론회는 김경진 세종충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장의 주제 발표에 이어 김경희 가톨릭꽃동네대학교 교수, 김인구 충청북도교육청 장학사, 송숙경 충북도청 양성평등가족정책관 청소년 팀장, 황선하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계장, 학생 및 학부모 대표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김경진 센터장은 주제 발표에서 진화하고 있는 다양한 도박 형태와 저연령화되고 있는 청소년 도박의 심각한 실태를 제시하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도박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상담이나 치료 과정에서 부모의 중요성이 크다”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또 “학교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등 유관기관들이 협력해 청소년 도박 예방과 치유를 돕기 위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경희 교수는 유관기관의 협력과 연계 체계 마련, 학부모 및 교사 대상 교육과 지원 확대, 지역사회 청소년 보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조기 발견과 신속한 개입을 위한 ‘충청북도 도박중독관리지원체계 및 개입모형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인구 장학사는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방교육과 선도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도박중독 학생 치유를 위한 전문 상담과 치료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숙경 청소년 팀장은 도박중독 관련 실태조사와 연구, 예방 및 교육프로그램 운영, 상담 및 치료 지원, 청소년 여가 시설 확충, 온라인 도박 및 게임 규제 강화,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로 제시했다.


황선하 계장은 청소년 도박과 2차 범죄의 위험성을 사례를 들어 제시하며 “청소년들은 게임과 도박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지 않아 불법도박에 대한 죄의식이 낮고, 도박자금 마련 등을 위해 폭력이나 절도, 마약 관련 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도박에 대한 호기심을 없애고 도박이 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 대표로 참석한 백민승 학생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도박 예방 교육이 유튜브 영상 시청이나 가정통신문 등과 같이 형식적이어서 대면교육 확대 등 실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며 “도박중독 예방 관련 교내 캠페인 장려 및 도박 예방 공모전 개최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해 도박에 대한 인식 확대 및 도박 관련 상담과 치료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기관 홍보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학부모 대표는 “도박중독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도박중독 조기 발견의 중요성과 치유를 위해 전문 상담이나 치료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진행한 박봉순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종 도박 유해환경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청소년 도박 예방에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청소년 도박 유해환경을 차단하고 제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지역사회 유관기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