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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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 박해미 옥천문인협회
  • 승인 2020.06.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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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윤오 전 행정공무원
사진 정윤오 전 행정공무원

 

그대를 기다리다 지쳐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었습니다
 
그대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님의 발끝이라도 잡고 싶어
나 이렇게 하얀 꽃잎으로 다시 살지만
날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 당신을
원망할 수조차 없는 것은
끝까지 침묵해야 하는 비밀스런 사연 때문이겠지요
 
뿌리까지 말라 비틀어져 가는 그리움으로
다음 세상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바람처럼 스쳐가는 그대의 향기에
갈증만 더해 갈 뿐
 
그대여
차라리 나를 밟고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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