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에 꽃이 폈다”‧‧‧손두부에 담긴 진심 ‘두부꽃’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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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에 꽃이 폈다”‧‧‧손두부에 담긴 진심 ‘두부꽃’식당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09.03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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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필요 양만 삶아 직접 만든 손두부
김치는 기본, 된장 고추장까지 어머니 ‘정성’
군북면 맛집으로 소문난 ‘두부꽃’
군북면 맛집으로 소문난 ‘두부꽃’

 

두부 요리 전문점 두부꽃(옥천군 군북면 국원13)’에서는 매일 아침 콩을 삶을 때 나는 고소한 향기가 퍼진다. 이준하(31) 대표를 필두로 한 가족들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반말에서 한 말 정도 되는 콩을 씻고 삶아 간수를 넣어 농도를 맞춘 후 영양 만점 건강음식의 대표주자 두부를 완성한다. 수많은 시도와 수정을 거쳐 완성한 정성 가득 담긴 손두부에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자는 이 대표의 철학이 더해져 더욱 깊은 맛을 내는 곳, 두부꽃을 소개한다.

 

여행 중 들른 옥천

두부 요리 전문점 두부꽃은 이준하 대표와 가족들이 함께 힘을 합쳐 운영하는 식당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옥천이 연고지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파주가 연고지인 이 대표 가족이 옥천에 정착하게 된 배경에는 이 대표의 외할머니 원윤자(75) 씨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원 할머니는 여행 중 옥천에 방문했고 옥천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맑은 공기 그리고 인심에 반해 가족들에게 옥천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길 권했다.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 했던가. 이 대표 가족은 논의 후 지난 2월에 옥천 정착을 결정하고 약 두 달의 준비 기간을 거쳐 4월 중순 임시개업을 진행했다. 물론 정든 파주를 떠나 옥천으로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 대표와 동생 현하(28) 씨는 옥천으로 오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고 막내인 현비(16) 양은 눈물을 머금은 채 초등학교, 중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과 이별했다. 정든 친구와 직장 동료와 이웃과. 각자의 이별로 시작한 옥천 이주,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갓 나온 두부가 김을 내뿜고 있다.
갓 나온 두부가 김을 내뿜고 있다.

 

오랜 시간 투자한 두부 레시피

이 대표의 어머니이자 실질적으로 주방을 담당하고 있는 정우정(50) 씨는 두부 레시피 개발 당시 들어간 이 대표의 노력에 대해 역설했다. 간수가 덜 들어가면 두부가 형태를 잡지 못하고 뭉개져 버리지만 간수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두부에서 텁텁하고 쓴맛이 난다는 것. 이 대표는 원래 두부에 일가견이 있던 외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두부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알맞은 간수량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재료로 사용 중인 파주 장단콩으로부터 최고의 풍미를 끌어낼 수 있는 간수량을 다시 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두 달간 밤낮으로 두부만 생각한 이 대표가 만든 손두부는 기존 외할머니의 방식에 부드러움이라는 현대의 트렌드를 잘 배합한 맛을 내고 있다.

 

주방의 주역인 정우정 씨와 이현하 씨가 밝게 웃고 있다.
주방의 주역인 정우정 씨와 이현하 씨가 밝게 웃고 있다.

 

음식과 손님을 향한 열정

두부 만들기는 이 대표와 그의 외할머니가 맡아서 관리한다면 어머니 정 씨와 동생 현하 씨는 주방을 맡고 있다. 이 대표가 만들어낸 두부에 양념을 가미해 맛을 첨가하는 것이 둘의 임무이다. 임시개업 초반에는 연고지가 아닌 옥천주민의 입맛을 잡아내기가 어려웠다. 계속해서 레시피를 수정한 결과 지금은 대부분이 그 맛에 반해 다시 찾는 군북의 맛집으로 소문났다. 하지만 어머니 정 씨는 손님 열 명이 맛있다고 해도 한 명이 맛없다고 하면 그만큼 마음에 걸리는 게 없다. 손님의 평가도 듣고 남긴 음식도 먹어보며 항상 더 나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현하 씨는 처음에는 입맛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조금씩 하다 보니 이제는 노하우가 생겨 주문 전에 미리 선호하는 맛을 여쭤본다. 만약 손님이 매운 걸 좋아하신다고 하면 조리할 때 기존의 양념에 조금 더 매운 맛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손님의 입맛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 가족이 직접 관리하고 있는 밭
이 대표 가족이 직접 관리하고 있는 밭

 

이 대표만의 원칙

사실 이 대표 가족은 옥천으로 이사 올 때 식당과 집만 매입한 것이 아니라 근처에 1,000평이 넘는 밭도 함께 매입했다. 보통 평일에 외할머니가 밭을 관리하고 주말엔 가족들이 다 같이 일손을 돕는다. 밭에서 키우는 작물은 고추, 양파, 가지 등 열다섯 종이 넘으며 이들을 주재료로 해 김치와 밑반찬을 만든다. 밑반찬을 위한 정 씨의 노력은 실로 대단했다. “유명한 한정식 집에 가도 김치를 사서 쓰는 곳이면 재방문은 하지 않는다. 김치는 기본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전한 정 씨는 계절마다 제철재료를 이용해 김치를 새로 담는다. 김치와 비지탕수를 제외한 밑반찬 세 종류를 매일 새로 만들뿐만 아니라 요리의 베이스가 되는 된장, 고추장 등도 직접 담가 사용한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 그것이 이 대표 가족이 철저하게 지키려 노력 중인 원칙이다.

 

고마운 사람 단골손님

이 대표 가족은 옥천으로 이사와 시골 사람의 인심을 넉넉히 느꼈다. 개업 전 두부 한 모, 두 모씩 맛본 이웃들이 이제는 대부분 단골이 돼 또 다른 손님을 모시고 방문한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메뉴 선정에도 손님들의 평가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가게 인테리어 공사 당시 시공 인부들에게 동태찌개를 대접한 정 씨. “이렇게 맛있는데 왜 메뉴에는 없느냐. 메뉴에 넣어 달라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논의에 들어갔다. 물론 두붓집에 웬 동태찌개라는 의견도 분분했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원하신다니 일단 넣고, 지켜보자고 판단했다. 그렇게 들어간 동태찌개는 현재 방문 전 예약을 통해 주문을 받고 있으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정 씨는 수많은 손님이 왔다 가시지만, 특히 단골손님을 통해 서울에서 오셨던 손님이 잊히질 않는다며 말을 이었다. 손님이 건강상 문제로 잃어버린 입맛을 두부꽃에 방문해 다시 찾았다며 인사를 전했다는 것이다. 정 씨는 당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회고했다.

옥천으로 이사하기 전 외할머니를 제외한 모두가 요식업이 아닌 다른 직군에 종사했지만 음식을 먹은 후 나가는 손님의 입가에 걸린 미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에 오늘도 힘내서 노력하게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옥천군 군북면 국원13에 위치한 두부꽃(043-731-7705)은 매주 월~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당일 생산한 두부를 모두 판매하면 일찍 마감할 때도 있으며 갓 만든 따끈한 두부를 먹기 위해선 영업 개시 시간에 맞춰 방문하길 추천한다.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도 직접 담가 사용한다.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도 직접 담가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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