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고 비우고 다가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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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고 비우고 다가가라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09.0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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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청성 산계리 이주찬 이장
이주찬 이장이 친구에게 귀촌 기념으로 선물 받은 석판 앞에 서 있다.
이주찬 이장이 친구에게 귀촌 기념으로 선물 받은 석판 앞에 서 있다.

 

현대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퇴직한 이주찬(64) 이장. 일산에서 지내던 어느 날, 문득 함께 살던 장모님을 위해 귀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 경주로 돌아가면 서울 사는 아이들이 내려오기 힘들 텐데.’라는 걱정의 해결책으로 서울과 경주의 중간 지점인 충북 남부3(옥천, 보은, 영동)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꼭 드는 곳을 찾았다. 이주찬 이장은 그렇게 청성면 산계리에 이사 오기로 결정했다. 2015년이었다.

이 이장은 현대에 근무할 당시 현지 발령과 출장 등 업무적 이유로 방문한 나라가 족히 15개는 된다고 전했다. 이슬람 문화가 강한 나라도 있었고 토속 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있었다. 처음에는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곧 현지 사람들과 업무 관계를 넘어선 우정을 나누며 이러한 차이들을 극복해갔다. 그리고 이렇게 기른 친화력과 적응력은 이 이장의 귀촌 후 빛을 발하게 된다. 귀촌 후 이 이장의 부인 정경옥(57) 씨는 마을에 노인분들이 많으니 한 살이라도 젊은 우리가 모셔야 한다는 마음으로 마을회관 식사 대접 봉사를 자처했다. 이 이장은 집들이 당시 받았던 휴지들을 어렵게 사는 분들과 나누며 주민들의 얼굴을 익혀갔다. 그 덕분일까, 마을 사람들과 함께 동화되며 올해부턴 이장직도 맡게 됐다.

현재 이 이장은 부인 정 씨 그리고 두 마리의 강아지, 스무 마리의 닭과 함께 행복한 귀촌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 이장의 귀촌 생활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회자되며 귀촌 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귀촌 후 적응하지 못해 도시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이 이장의 귀촌은 가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귀촌을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성공적인 귀촌 생활을 위해선 내려놓고, 비우고, 먼저 다가가라라는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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