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따라 준 주민에 늘 고마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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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따라 준 주민에 늘 고마운 마음”
  • 김병학기자
  • 승인 2020.09.24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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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동의면 금암1리 김연홍 이장

오 씨 집성촌에 타 성 이장 처음
내려 놓으려 해도 적임자 못 찾아

변변한 식당이나 카페도 없어
외지인들에 늘 미안한 마음
11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김연홍 이장은 마을 주민 대다수가 자신의 뜻을 따라 줘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11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김연홍 이장은 마을 주민 대다수가 자신의 뜻을 따라 줘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잘 한 것이유? 없어유!”

만면에 웃음을 보이며 나타난 옥천군 동이면 금암1리 김연홍(64) 이장. 누가 봐도 전형적인 농민 모습 그 자체다.

김 씨가 금암1리 이장을 맡은 건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9년 이맘때.

언뜻 들으면 너무 오래 이장을 맡은게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사실 김 씨는 이장을 맡을 생각이 없었다. 전임 이장이 일신 상의 이유로 그만두자 얼떨결에 등 떠밀려 이장을 맡게 됐다. 이유는 딱 한 가지, 나이가 가장 어리다(?)는 이유.

전국 어느 마을이나 마찬가지지만 이 마을 역시 가장 젊은 사람이 64세이고 가장 많은 사람이 92세다. 바로 김 이장이 가장 젊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장을 맡게 됐다.

그런 김 이장이 수년 전부터 마을에 이장직을 내 놓았다. ‘꼭 나만 이장을 해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말 마따나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생각에 면사무소를 찾았다. “제발 다른 사람이 이장 좀 맡게 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아니 읍소에 가까운 부탁을 했다. 하지만 마을 사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면사무손들 뾰족한 수가 없긴 마찬가지. 심지어 5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귀농인에게도 부탁을 했다. 역시 손사래를 쳤다.

 

이 상태라면 20년도 더 해야 할 듯

 

그렇게 실랑이를 해온지 어느덧 4, 아마도 이 상태로라면 20년도 이장직을 더 맡아야 할 상황이다. 지금도 김 이장은 매년 마을과 면사무소에 이장직을 내놓고 있다.

사실 금암1리는 대대로 오 씨 집성촌이었다. 지금도 마을 전체 가구 가운데 60% 이상이 오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하나 둘 마을을 떠나고 외지인들이 들어오면서 상당 부분 집성촌이라는 특색은 희석됐지만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오 씨 성이 아니면 아무리 똑똑하고 많은 재산을 가졌어도 이장을 맡지 못했다.

그런 마을에 11년 전부터 김 씨가 이장을 맡은 것도 사실은 세월 덕분이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못지 않게 김 씨의 친화력과 추진력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는게 더 적절한 표현이다.

이장을 맡고 나서 가장 먼저 추진한게 바로 현 경로당을 문화회관으로 구조를 변경, 주민들로 하여금 보다 폭넗은 문화활동을 하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는 김 이장은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5억 원이라는 사업비를 타내 마을 내 환경정리와 조경사업 등 창조적 마을만들기사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지난 해에도 역시 같은 사업에 선정돼 무려 10억 원을 타내 내년 말까지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프로젝트는 인근 괴산이나 영동, 보은 등 이른바 남부4권역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금암1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블과 몇 해 전만 해도 마을 잔칫날이면 누구 할 것 없이 술과 화투가 주요 메뉴였지만 이곳 금암1리는 다르다. 마을 사람 모두가 소비하는 술의 량은 고작 소주 1병과 맥주 1명이 전부다. 그만큼 이제는 술을 멀리하고 건강을 챙긴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심지어 마을회관에서도 그 흔한 화투를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대화로 일상을 풀어 나가고 있다.

 

주민 대부분 협조적, 힘든 것 없어

 

금암1리가 다른 마을과 달리 조금은 특별한 곳이 있다. 옥천군 관내 최초로 게이트볼 장을 마을에 만들었다는 것과 2002년부터 마을찜질방을 운영, 주민1인 당 월 5천 원만 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루에 200원 꼴이다.

비록 오 씨 성은 아니지만 제가 하는 일에 마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를 하고 있어 특별히 힘들다거나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힘을 실어 주시니 고맙죠

 

하지만 금암1리가 다른 마을에 비해 뒤떨어진 부분도 있다. 옥천군 가운데 세 번째로 큰 면임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식당이나 카페 하나가 없어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쉴만한 장소를 제공할 수 없다는게 큰 단점이다.

금암1리 출신 자녀들 가운데 사회적으로 특별히 높은 자리에 올랐다거나 큰 부자가 된 자녀들은 없지만 마을 생긴 이래 단 한 명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례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마을 터가 안온해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금암1리는 60가구에 120명이 살아가고 있다.

 

옥천군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장 동이면주민자치위원장 동이면이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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