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찾아 거닐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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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찾아 거닐 수 있는 곳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0.08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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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벽화마을
원두막 앞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담은 그림
원두막 앞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담은 그림
냇가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냇가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옥천군 이원면은 과거 소리산현, 이산현, 관성군 등으로 불렸고 1929년 지금의 명칭인 이원면으로 바뀌었다. 사실 이원면의 농토는 70% 정도의 모래가 섞인 사질양토로 벼농사에는 불리하나 금강의 풍부한 물을 이용하면 묘목이 뿌리를 내리는 데에 안성맞춤인지라 묘목을 대표하는 고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뿐만 아니라 경부선이 지나가는 옥천에 있으니 교통의 이점을 이용해 이원 묘목은 곧 전국으로 뻗어 나갔다. 이원면이 전국 묘목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에 달한다. 이에 화답하듯 매년 묘목축제를 통해 큰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옥천군에는 총 세 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그중 두 역이 이원면에 위치해 있다.. 이원역과 지탄역이다. 하루에 기차가 8번 정차하는 작은역인 이원역, 기차가 2번 정차하는 간이역인 지탄역은 아이들에겐 신선함을 어른들에겐 추억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그리고 이원역 주변 마을엔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벽화들이 골목골목마다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2010년 벽화 그리기 사업을 시작했고 2018년엔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통해 더욱 화려하고 정감넘치는 벽화 마을을 완성했다.

이원역을 등진 채로 앞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곳곳의 벽화들이 우리를 맞이해준다. 옥천의 특산물인 포도와 복숭아부터 시작해 황금빛 벼가 익어가는 들판에 우뚝 서 있는 허수아비, 냇가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 원두막 앞에 곤충을 잡으러 모여있는 꼬마 등등. 7080세대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는 장면들을 벽화로 재현했다.

신흥2리 마을회관을 기점으로 오른쪽 길로 들어가 번화가 쪽으로 발걸음을 틀면 야생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산수 등 벽화로 표현된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 혼례 모습, 새참을 즐기던 모습도 그려져 있다.

때론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때론 벽을 뚫고 나올 듯 사실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우리네 추억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가을 햇살이 따스히 내리쬐는 주말, 벽화 마을을 천천히 거닐어보며 회상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함께 추억을 써내려갔던 옛 친구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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