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가 만들어 내는 예술, 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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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가 만들어 내는 예술, 서각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0.2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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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평생학습원

 

서각반 학생들이 김동엽 작가의 시연을 보고 있다.
서각반 학생들이 김동엽 작가의 시연을 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내려간 후 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수많은 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
 평생학습원도 이번에 다시 문을 열며 미뤄졌던 교육프로그램들도 하나 둘씩 개강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온라인 강좌로 운영되던 서각 교실도 대면 강의로 전환됐다.
 서각 강의는 27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김동엽 작가가 진행한다. 김 작가는 서각대전 1회부터 활동한 대한민국 서각대전 초대작가다.
 글이나 그림을 나무 등에 새기는 예술인 서각은 말 그대로 ‘인내가 만들어 내는 예술’이다. 단단한 나무판에 칼을 대고 수 천 번의 망치질을 해 글자를 새긴 후 파여진 홈에 색을 넣고 다시 닦아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니쉬 등의 마감재료를 바르고 말리길 수 번 반복해야만 하나의 완전한 서각 작품이 탄생한다.
 수업을 진행하는 김 작가의 섬세함도 대단했다. 김 작가는 “서각을 하기 위해선 세가지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나무와 망치 그리고 칼이다”며 “그 중 칼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한 번씩 세 종류의 숫돌을 챙겨와 물을 먹인 다음 수업 시작 전부터 수강생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연마가 필요해 보이는 칼을 보면 스스럼 없이 정성으로 칼을 갈기 시작한다. 실로 대단한 열정이다. 
 뿐만 아니라 바로 실기로 들어가는 대신 새로 새기기 시작한 문구의 유래부터 뜻까지 아주 자세히 설명 한 후에야 수강생들 작품 하나하나를 돌아보며 손수 수정해 준다. 
김 작가는 서각을 ‘치유의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암에 걸려 고통받던 사람이 서각을 시작한 후 잡념없이 서각에 몰두하다보니 암이 치유 됐다는 것. 암은 몸의 병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병이기도 하다. 암(癌)자를 살펴보면 입 구(口)자 세 개가 막혀 나가지 못하는 걸 볼 수 있다. 
한 작가는 이를 통해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담아두면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암이 생기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니 서각을 통해 잡념을 없애고 예술로 자신을 표현하니 마음이 치유 됐고 암도 나았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서각은 가장 기초인 음각만 깨닫게 되면 자신이 혼자 작업할 수 있다”며 “옥천에 서각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함께 힘을 모아 옥천의 발전을 위해 정지용 시인의 시와 관련한 상품도 내고 싶다”고 했다.
 김 작가의 서각 수업을 듣는 수강생 조경순 시조시인은 “시조와 시를 새겨보고 싶어 강의를 듣게 됐다”며 “서각은 시·서·화가 접목된 굉장한 예술이다”라고 했다.
한편 김 작가의 서각 강의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옥천군 평생학습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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