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철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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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철거인가
  • 김동진 취재기자
  • 승인 2021.12.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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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적하리 올목마을로 진출입할 수 있는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었다. 옥천군은 준공허가를 위해 세월교 철거가 최초 합의라며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 안길 도로 정비 및 재해위험지구해제는 그 이후의 문제라는 논리를 폈다. 

세월교 철거와 마을 안길 도로 정비, 재해위험지구해제에 대해서는 주민과 합의를 못 한 채 하천정비사업법에 따라 도로의 폭을 줄이고 세월교 철거라는 기존 방침을 내세우며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진행하며 세월교 철거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누가 그랬다. 하천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냐고, 잘못하면 모가지가 날아간다고. 그렇다. 하천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안다. 주민들이 그걸 모르겠나. 하지만 하천법이란 것도 그 지역의 생태와 지역민들의 여론과 정보를 수렴한 바탕으로 세워져야 합당할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일방적인 입장에서 만들어져서는 안 됨을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안전사고가 중요하다지만 아무리 좋은 시설도 안전사고는 늘 도사리고 나게 마련이다. 세월교를 철거한다고 안전사고가 사라지는 게 아니고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불필요한 하나를 제거함으로 해서 필요한 하나를 얻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안전사고에 대책을 세우고 대비해야 하는 새로운 행정력과 예산을 부르게 된다. 누구도 세월교가 철거된 이곳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또한, 우리는 늘 기회비용이란 걸 생각한다.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월교를 철거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무엇일까? 세월교를 보존해서 얻어지는 효과보다 클까? 세월교를 철거하면서 오랜 세월 정든 다리의 상실, 자연 관광자원 유채밭과 자갈밭의 유실, 마을로 진출입하는 통행의 불편, 이웃 마을과 걸어서 다녀야 하는 왕래의 어려움, 향후 새로운 도로나 다리 건설의 대안 필요 등 결국 세금과 인력 낭비, 행정력 낭비는 불을 보듯 뻔하고 특히 주민들은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그 긴 세월 하염없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편함은 주민의 몫으로 남일인 듯 관망하는 이런 태도는 행정 이기주의에서 나오는 행태이다.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세월교 철거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하천정비사업법인지 알 수가 없다. 부딪쳐보지도 않고 법이라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옥천군은 더 이해할 수 없다. 분명 옥천군은 소수 특정 공무원을 위한 행정일 뿐 불특정다수 군민을 위한 행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법을 세우는 사람들의 논리도 있겠지만 국민과 주민없는 논리가 과연 타당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이 지나 당시의 상황과 달라졌다. 상황이 달라졌다면 그에 대한 타당하고 합당한 이유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현 상황에 대해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조차 없이 하천법 운운하고 사업비 반납 운운하며 세월교 철거가 먼저라는 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민선 행정인지 물음표가 던져진다. 옥천군은 주민들을 위해서 발로 뛰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이번 세월교 철거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다가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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