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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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향수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12.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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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늘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대청호와 안개가 만들어내는 옥천의 풍경
도시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늘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대청호와 안개가 만들어내는 옥천의 풍경

옥천, 참 아름다운 고장이다. 도시에서만 살던 내게 옥천은 흔히 말하는 ‘고향의 향수’를 줬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같은 설렘이 피어났다. 정겨움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그건 자연과 흙냄새가 주는 향이 진하기 때문이리라.

도시인들이 때론 아침 안개 속에서 깨어나 햇살 비치는 돌다리를 걷고 흙냄새 맡으며 열심히 땀 흘리는 자신을 상상한다. 아마도 여유와 정겨움이란 정서를 찾고 싶은 마음에서 일터.

그런 정겨움을 찾기 위해 등장한 게 도시농부다. 전원생활은 못하지만 1주일에 한 번씩 흙과 함께 땀 흘리며 일하는 여유를 찾기 위함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장소로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옥천에 와서 더러 듣는 말이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람과 달리 노력하고 땀 흘린 만큼 대답을 해준다는 말일 것이다. 겸손과 욕심을 버리게 하는 진리가 숨어도 있다.

아침 안개, 돌다리, 새벽 불빛, 저녁 연기, 반딧불, 느티나무, 개구리 소리, 붉은 노을에 흙길, 저수지, 호수, 그 속에서 땀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은 그 풍기는 분위기에서 자연과 흙이 만들어 낸 향수일 것이다. 늘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해지는 것 같다. 

도시인들은 흔히 ‘육체적 스트레스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힘들다’며 갑갑하고 고독한 자신의 모습을 애둘러 표현한다. 열심히 일해도 즐기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돈과 할부 인생, 술과 도박, 유흥으로 몸과 마음을 소비하며 탕진한다. 그렇게 녹초가 돼 스스로 달래고 위로 받는다.

‘하늘 한 번 감상할 여유도 없다’는 도시인에게 옥천은 그 자체가 향수이자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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