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마을 발전보다 주민 화합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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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마을 발전보다 주민 화합이 먼저”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12.23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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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이평1리 한정수 이장
“마을발전도 좋지만 주민 화합이 먼저”라고 강조하는 한정수 이장은 “하루 빨리 ‘마을공동작업장’을 마무리해 주민들에게 적지만 경제적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마을발전도 좋지만 주민 화합이 먼저”라고 강조하는 한정수 이장은 “하루 빨리 ‘마을공동작업장’을 마무리해 주민들에게 적지만 경제적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 중년 이상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시골살이. 집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배수진을 치고 있어 아무리 강한 비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엄마의 품처럼 감싸 안아줄 것만 같은 보금자리,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마당 앞에는 갖가지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나고 집 뒤로는 울타리 대신 빙둘러 유실수 몇 그루라도 심는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삶이 있을까. 가능한 빨리 시골로 들어가 그 누구에게서도 방해 받지 않고 오로지 나만의 한적한 삶을 살고픈게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중년들의 소박한 소망이리라.

버는만큼 공허한 마음도 커져

옥천군 군북면 이평1리 한정수(63) 이장도 그랬다. 언제부턴가 경쟁일변도로 치닫는 도시생활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틈만나면 대전 인근 시골들을 기웃거렸다. 당시 한 이장은 대기업으로부터 설비공사를 맡아 말마따나 잘나가는 사업가였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자꾸만 깊어가는 허전한 마음을 매꿀순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찮게 지금의 이평리를 들르고 나서 그만 결정을 하고 말았다. ‘여기야말로 내가 찾던 곳이다’라는 생각에 즉각 짐을 쌌다. 가족들은 당연히 반대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황폐해질것만 같은 생각에 지체한다는 자체가 삶에 대한 마이너스 같았다.

이평리로 삶의 터전을 옮긴 한 이장은 새마을지도자로 마을 발전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 그것도 만 8년이라는 세월을. 그러자 이번에는 주민들이 새마을지도자였던 그를 마을 대표로 추대했다. 사양했다. 나보다 더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그 사람들을 이장으로 추대하라고. 하지만 한번 정해버린 주민들의 뜻은 완강했다.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옥죄었다. 하는 수 없이 수락하고 말았다. 얼떨결에 새마을지도자와 이장을 동시에 맡게 됐다. 그리고 다짐했다. ‘기왕 맡은 이장이라면 잘했다라는 칭찬은 못듣더라도 못했다라는 소리는 안듣겠다’고.

“기왕 맡은 이장 최선 다하겠다”
이평리를 이평1리와 2리로 분리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 세월 이평리가 두 개의 자연부락으로 나뉘어져 있다보니 수시로 불협화음이 일었다. 그래서 작정을 했다. 지금과 같이 두 마을이 지지고 볶는 삶을 살 바에는 차라리 이평1리와 이평2리로 나누어 버리자고. 

결국 과거 이평리 하나의 마을에서 이평1리와 2리로 나누고 나자 지금의 이평1리는 너무도 조용한 마을이 됐다. 주민들이 먼저 좋아했다.

“수없이 화해도 종용하고 타협도 시도해 보았지만 한번 금이 간 주민들의 감정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두 마을의 평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한 이장이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장을 지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쓰레기매립장’ 관련 사업이다. 설립 초기부터 이런저런 문제점을 불러 일으켰던 이 문제도 한 이장이 나서서 말끔히 해결했다. 더욱이 그간 군에서 지원하던 매립장 관련 지원금 사용 방법을 과거처럼 마을 공동물품이 아닌 주민 각 가정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는데 사용함으로써 이 역시 주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마을에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마무리를 지은 상태이며 다만 현재 진행중인 ‘마을공동작업장’을 하루 빨리 마무리를 지어 그곳에 지역 농특산물을 전시, 판매해 주민들에게 적으나마 실제적인 수입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게 작은 희망사항입니다” 이평1리는 23가구에 32명이 살아가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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