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시간과
약속 거는 습관이 생긴걸까
유예한 시간들을 다발로 사면 받는
면죄의 종소리
망각의 강물을 건너듯
시간의 소실점을 넘어 만세를 부르며
신년에 들뜬 우리는
파르라한 아우라의 달력을 선사받는다
12월 달력은
하루 하루의 행렬이 뚫고 떠난
허수의 또아리
뱀 허물처럼 창백하다
혈액 봉지를 갈듯 달력을 뗀다
바람 벽엔 일년치 허공이
네모난 달로 뜬다
푸른 달력으로 하얀 허공을 가린다
저작권자 © 옥천향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