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10)
상태바
뜰 안의 야생화(110)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1.13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초꽃

옛날 중국 다이족에 ‘두어이’라는 아름답고 춤을 잘 추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농한기가 되면 마을로 가 사람들에게 춤 공연을 하였다. 그러면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황홀한 춤사위에 빠져 마을 사람들은 모든 근심 걱정을 잊고 자신들도 춤사위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명성은 동네에서 뿐 아니라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어느 날 변 사또가 나타나 그녀를 끌고 가서는 매일 자기 앞에서 춤출 것을 강요하였다. 그녀는 그 관리 앞에서 춤을 추기보다는 죽을 것을 결심하고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하였다. 그리고는 주저없이 몸을 강에 던졌다. 이를 안 사람들이 그녀의 시신을 수습하여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 얼마 후, 무덤에서 풀이 솟아났는데 음악 소리만 들리면 춤을 추는 것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 풀이 분명 그녀의 화신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고 무초(舞草)라 이름 지었다. 무초는 소리에 반응해 잎사귀가 움직이는 것으로 기부에 엽 점 부분이 관절처럼 움직인다고 한다. 최근에 춤추는 나무로 알려지고 있는 무초는 가을에 나비 모양의 담황색 꽃을 피우는데 꽃말은 ‘젊은 날의 초상’ 이다.

아스파라거스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웅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에 코린트 지역에서 악명이 높았던 시니스를 처치하게 될 때의 이야기다. 시니스는 지나가는 길손들을 무작위로 붙잡아 잔뜩 구부려 놓은 소나무 가지에 사람의 팔다리를 묶은 후 사지가 찢기게 만드는 악행을 저지르던 산적 악당이었다. 자신이 저질렀던 악행 그대로의 방법으로 테세우스에게 처형을 당했는데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보게 된 시니스의 딸 페리구네는 테세우스를 피해 키가 큰 야생식물 아스파라거스 꽃밭으로 도망쳤다. 두려움에 떨며 자신을 잘 숨겨 주리라 믿으며 꽃밭에 숨었지만 결국 테세우스의 눈에 띄고 말았다. 테세우스가 페리구네를 보고 한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는데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멜라니포스다. 아들 멜라니포스는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 페리구네를 숨겨준 아스파라거스 꽃을 고맙게 생각하여 가문 대대로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아스파라거스 꽃말은 ‘한결같은 마음, 불변’이다. 

왕고들빼기

지방에 따라 달리 부른다. 쓴맛이 나는 채소 ‘쓴동’, 토끼의 먹이 ‘토끼밥’, 농가에서 뿌리 나물로 재배하는 ‘씀바우, 씀바귀, 고들빼기’ 등인데, 톱니바퀴처럼 생긴 하얀 꽃이 매우 아름답다. 전해 내려오는 속설이 있다. 고 씨 형제와 백 씨, 이 씨 등 4명이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고 밤을 지새우다 배가 고파 야생초를 뜯어 먹었는데 쌉쌀하면서도 맛이 꽤 괜찮았다. 다행히 산속 화전민을 만나 구조받았는데 그들이 캐먹은 야생초는 이름이 없다고 했다. 가지고 내려온 야생초를 마을 사람들은 ‘고 씨 형제 둘, 백 씨 그리고 이 씨’ 등이 발견하였다 하여 ‘고둘백이’라 불렀고 나중에 ‘고들빼기’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모정’이 꽃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