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농협 비상임이사 선거 ‘과열에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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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농협 비상임이사 선거 ‘과열에 과열’
  • 김병학기자
  • 승인 2022.01.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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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2.2:1, 동이 1.7:1, 군북 2:1, 여성이사 2:1
군서면은 후보 간 사전조율로 무투표 당선 가능성 커
지역사회에서 농협 비상임이사는 또 다른 출세의 발판
“임기동안 받는 출무수당 절반만 써도 당선된다” 팽배

옥천농협(조합장 임락재)이 이달 28일 치러질 예정에 있는 비상임이사 선출과 관련, 지나치게 많은 후보자들로 인해 ‘과열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옥천농협은 16일 자체 홈페이지와 공고문을 통해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에 걸쳐 ‘옥천농협 비상임이사’ 선출을 위한 후보 접수에 들어간다고 공고를 했다. 

이번 총회에서 선출할 비상임이사 수는 옥천읍 5명을 비롯해 동이면 3명, 군북·군서 각 2명 그리고 여성 1명 등 총 13명. 특히, 여성 이사는 옥천농협이 여성 조합원을 우대하고 조합원 지위향상 등을 목적으로 농협중앙회가 규정하고 있는 조합원 수 1/3 이상이 여성일 때 여성비상임이사를 두도록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미 2001년부터 채택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후보 마감일인 19일 오후 5시 현재 총 26명이 비상임이사 후보 등록을 마쳤다는 것. 평균 2:1이다. 이는 지난 2018년 1.2:1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보여 ‘과열선거’가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옥천농협 비상임이사에 출마하려면 연 522만 원(2021년도 기준)의 이용고와 500만 원 이상의 출자금을 2년 이상 유지, 여기에 1,328만 원 이상의 예금과 1,568만 원 이상의 대출금(연간평잔) 또는 보험 수입수수료 5만 원 가운데 하나를 선거 공고일 전 1년 이상 지속해서 유지해야 한다. 

총 13명 선출에 26명 도전
최소 55표 얻어야 당선

먼저,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옥천읍. 총 109명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 5명을 뽑는 옥천농협 비상임이사 선거에는 총 11명(기호1 김종길 기호2 황동연 기호3 조규룡 기호4 태봉기 기호5 김진섭 기호6 김흥식 기호7 김도현 기호8 이민호 기호9 황정숙 기호10 조기철 기호11 황경섭)이 등록을 마쳤다. 평균 경쟁률 2.2:1이다. 개인별로 50% 이상(55표)을 얻어야 당선된다. 50%를 얻지 못하면 2차 투표를 실시, 다득표 순으로 당선이 결정된다. 

다음으로 많은 수를 선출하는 동이면 역시 3명 선출에 5명이 출마(기호1 전창하 기호2 최하천 기호3 황기백 기호4 이대순 기호5 정귀영)했다. 1.7:1. 군북면은 2명 선출에 4명이 출마(기호1 김흥선 기호2 유인귀 기호3 한영수 기호4 박창진), 2:1. 군서면은 2명 선출에 2명이 출마(기호1 박희무 기호2 이태훈), 무투표 당선 가능성이 짙다. 반면, 여성 몫으로 1석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여성비상임이사’에는 2명(기호1 김효순 기호2 정영희)이 출마, 2:1의 경쟁율을 보였다.

비상임이사
지역에서는 또 다른 출세자리?

문제는, 옥천농협 비상임이사 선거에 왜 이렇게 높은 관심을 갖는 걸까.

옥천농협 전 이사를 지낸 A씨(64)는 “옥천농협 비상임이사가 갖는 특별한 혜택은 없다. 다만, 매월 1회 열리는 정례회의 시 발생하는 출무수당 30만 원이 전부다. 그나마 출무수당 가운데 5만 원은 이사회비로 적립, 식사 등 이사들 필요경비로 사용한다.”며 “굳이 또 다른 특혜라면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때 이사들에게 챙겨주는 선물 정도가 고작이다.”고 했다.

또 다른 전 이사 B씨(68)는 “그러한 수당이나 선물보다는 옥천이라는 지역에서 농협 이사라는 자리가 특별한 출세자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즉, 시골이라는 특성상 농협이사도 지역유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출무수당 절반만 써도 당선
“해볼만한 가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과열을 잠재우는 방법은 없을까, 실제로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군서면의 경우 3명의 후보자가 거론됐으나 후보들이 자진해서 과열선거를 막기 위해 2명으로 조율을 마쳤다. 즉, 후보 간 따로이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선거 후유증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그런데 총 3명의 비상임이사를 뽑는 동이면은 사정이 좀 다르다. 총 5명이 후보로 거론돼 이중 4명이 사전 조율로 3명으로 압축하자는데 동의했으나 1명이 반대 의견을 보여 결국 5명이 전원 등록을 했다.

동이면 주민 C씨(61)는 “후보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혼탁선거는 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대의원 입장에서는 누가 당선되든 관심이 없다. 결국 누가 얼마만큼 대의원들의 마음을 잡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며 “그러한 마음을 잡는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다.”고 했다.

옥천읍 주민 D씨(70)는 “후보 입장에서 보면 매월 받는 출무수당 25만 원(회비 5만 원을 제외하고)을 4년 동안 합치면 1,200만 원이 된다. 다시 말해, 4년 동안 받을 출무수당 절반만 써도 당선이 된다면 누구라도 도전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특히 옥천과 같은 소규모 지역사회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옥천읍 주민 E씨(58)는 “과열선거를 막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후보 자격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비상임이사에 츨마하려면 현행 연 522만 원의 농협 이용고를 1,000만 원이나 그 이상으로 올리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거기에 출자금 증액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지나치게 낮은 이용고와 출자금이 결국 과열선거니 금전선거니 하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했다. 

옥천농협 조이실 상임이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모든 대의원들에게 공명선거를 당부하는 문자를 3회 이상 발송했다”며 “이번 선거는 그 어떤 불법이나 편법선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격한 감시망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비상임이사 선거는 이달 28일 오전 10시 옥천농협 2층 대회의실에서 정기총회 때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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