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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1.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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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어떤 일이나 문제에 대하여 덧붙이는 설명. 주석이나 해설, 논평 따위’를 ‘코멘트(Comment)’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어떤 일이나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에 대한 설명이나 주석 또는 해설 등을 붙여 해당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공직자라는 신분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공무원도 사람인지라 잘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보기에는 마음에 안들 수 있다. 몇 날 며칠을 머리를 싸매고 노력해 마무리를 지은 일도 상급자가 보기에는 어딘지 미숙하고 엉성해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상대방이나 상급자는 그에 대한 분명하고도 확실한 답변을 듣고자 보충설명을 요구한다.

그런데 옥천군 경제과에 근무하는 C씨는 정반대의 모양새를 보였다.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곳에서 발생한 이러저러한 문제에 대해 기자가 질문을 하면 있는 그대로 답변만 해주면 된다. 자신의 사심이 들어갔건 들어가지 않았건 아는 범위 내에서 기자에게 말만 해주면 된다. 그 다음은 기자가 판단을 해서 보도를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전적으로 기자의 몫이다. 

지금부터 ‘노 코멘트’ 하겠다

그런데 C씨는 처음부터 기자와의 대화를 거부했다. 첫 질문을 던지자마자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질문에 답변할 마음이 없으니 지금부터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노 코멘트(No Comment)를 던졌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다. 

기자란 본시 사회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그에 대해 정확한 취재를 바탕으로 가감없이 보도를 함으로써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사회 조성에 일익을 담당하는 즉, ‘사회환경감시기능’이 주된 임무다. 그게 기자의 존재가치다. 

이번 일 역시 같은 선상에서 진행됐다. 지난 해 10월 말 옥천향수신문에 걸려 온 한 통의 제보전화로 시작된 군북면 막지리 도로포장 제보는 당연히 문제의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당사자를 만나 전후사정을 들어야만 했다. 혹여, 제보자가 개인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허위제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사자인 C씨의 말을 들으려 무려 네번이나 해당 부서를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어렵게 다섯 번째 만나 묻는 첫 질문에 ‘노 코멘트’라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도 당혹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는 자신을 만나러 다섯 번이나 찾아온 사람에게 의자에 앉으라는 말은 차치하고 무턱대고 말을 할 수 없다는 말로 취재가 불가능하게 하고 만 C씨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마도 다른 사람 같았으면 전후 사정을 설득력있게 말을 하며 모든 일들이 순차적이고 합법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얼마든지 설명을 했을 터인데 말이다.

설상가상, 자리를 뜨려는 기자에게 “나도 아는 기자가 많다. (기사를) 쓸려면 마음대로 써라”는 이야기는 또 뭔지 의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기자 많이 아는 것하고 취재하는 것하고 무슨 상관이 있으며 또 많이 안들 무슨 소용이 있다는건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C씨의 깊은(?)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대화로써 풀지 못할 일 없어
공직사회 나아갈 길 너무도 어두워

기자도 사람이다. 마음에 철판을 깔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과 진한 인간애를 지니고 있는 부류다. 또, 대화만 충분히 된다면 아무리 힘들게 꼬인 문제도 얼마든지 풀린다. 그러나 C씨는 합법적으로 일을 진행했다는 자신의 주장과 달리 굳이 ‘노 코멘트’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어쩌면 C씨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캥기는 부분이 많다 보니 차라리 말을 안하는게 더 낫다라는 생각에 그리한건 아닌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처음 만난 얼굴인데 애써 노코멘트 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C씨는 ‘노 코멘트’ 라는 말 한 마디로 자신 스스로를 옥죄어 버렸다.

사람이란 누구나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다.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기자는 기자대로. 또 환경미화원은 환경미화원대로 미용실 주인은 미용실 주인대로. 누구든 자신이 맡은 임무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가 상대방을 존중해 줄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유지되고 희망이 싹트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 본연의 업무에 방해를 놓고 무시하는 행위를 한 C씨를 보면서 우리 공직사회가 걸어가야 할 길이 너무도 어둡다는 생각만 든다. 원컨대, C씨의 ‘노 코멘트’ 행위가 C씨 혼자만의 아집(我執)으로 그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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