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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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과 ‘틀림’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5.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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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화 다층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를 들라면 단연 ‘다름’과 ‘틀림’이 아닐까. 사람들의 사고가 변화무쌍하고 삶의 방식 또한 제각각이다 보니 상당수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어 내려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함”을 ‘다름’이라 하고 있으며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남”을 ‘틀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이 두 단어는 각각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 쪽에 무게중심을 실은 채 상대방의 생각이 자신과 조금만 차이가 있어도 일단은 ‘틀렸다’고 판단을 해 선을 그어 버린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생각이 자신과 차이가 있다고 해서 ‘틀렸다’고 단정해 버린 그 사람의 생각은 맞는 걸까. 결코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 역시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한번 ‘틀렸다’고 생각한 사람은 끝까지 ‘틀렸다’고 고집함으로써 특정 문제에 대한 의견이 결국 파행으로 끝날 수 밖에 없으며 해당 조직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과는 왜 발생하는 걸까.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 속좁음에 원인이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상식 이하의 사고가 팽배해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어떠한 설득력이나 타협점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들은 아무리 정당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내밀어도 끝까지 자기주장만 고집한다.

반면, ‘다름’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매우 현명하며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이 도덕적이고 합리적이라 해도 분명 상대방은 나와 차이가 나는 견해를 가질 수 있다라는 대인적이고 포용력 강한 자세로 대화를 함으로써 양자 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얼마든지 대화로써 풀어나간다.

지금 우리 사회가 딱 이 모습이다. 6·1전국동시지방선거를 20여일 남겨둔 지금, 지역의 지도자가 되어보겠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평소 굽히지 않던 허리까지 굽히는 일군의 후보들을 보며 많은 안타까움과 서글픔을 느낀다. 물론 선거라는게 당선되기 위해 출마한거라지만 근거도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공약을 발표한다 해서 시비를 걸 문제는 아니다. 아무리 상대방의 공약이 말도 안되는 것이라 해도 분명 그러한 공약을 발표한 사람은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고 실천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들의 약점이 아니라 그들의 장점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다르고 갈등을 겪는다고 해서 귀 기울이는 일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또한 의견이 비슷하다고 해서 무조건 다른 사람들을 따르기만 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다. 각자의 과거가 있고 또 각자의 미래가 따로 있다.

아무리 자신과 다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 해도 분명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있고 자신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만할게 아니라 상대 후보의 말도 충분히 귀를 기울여 주고 좋은 점은 벤치마킹해 활용하면 된다. 어차피 선거라는건 끝나게 되어 있고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게 되어 있다. 승패를 떠나 서로 존중하는 그런 선거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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