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내 삶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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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내 삶의 증거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03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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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청포도 농장’ 차주현 대표
“포도농사는 토양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아빠청포도농장’ 차주현 대표. 지난해 ‘옥천군 28대 포도왕’에 선정됐다.
“포도농사는 토양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아빠청포도농장’ 차주현 대표. 지난해 ‘옥천군 28대 포도왕’에 선정됐다.

어릴적 정치가와 군인이 되고자 꿈꾼 적이 있었다. 보릿고개를 보면서 식량난 없이 국민이 잘 살 수 있도록, 6·25분단의 비극을 통해서 전쟁이 없는 나라를 꿈꾸기도 했지만 어느새 꿈은 사라지고 땅을 일구는 농부로 세상 사람들에게 맛있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농부가 되었다.

산 좋고 물 좋고 깊은 역사가 숨 쉬는 구름이 지나며 쉬어가는 동네.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 44-1의 ‘아빠청포도농장’을 운영하는 차주현(67) 대표. 군서초등학교 44회 졸업생으로 일생의 중요한 시기 25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하지만 농사의 끈을 놓지 않고 고생하고 노력해 준 아내 덕분에 정년 후 흙에서 농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포도농사는 1990년도에 캠밸 얼리부터 시작해 32년째다. 농장은 내 삶의 전체 증거로 내가 여기에다가 온 힘을 다했고 집사람과 둘이서 이만큼 가꾸고 성장하게끔 만들었다” 

옥천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샤인머스캣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딸기와 벼농사를 짓다 일할 시간이 별로 없어 한 번 심고 병충해 방지 잘하면 되는 다년생 식물인 포도 농사가 수월하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 

차 대표는 “샤인머스캣은 소비자가 주로 찾는 품종으로 재배하는 주품종이다. 2015년, 2016년도에 이 품종을 찾았는데 김천기술센터에서 샤인머스캣 시범 농가 한집을 운영하는 걸 알았다. 그 농가를 찾아가서 이 품종을 꺾꽂이 해서 갖고 왔다. 당시 묘목값 한주에 보통 1만 5천 원 정도 할 때라 비싸다 해서 식재를 망설이고 있을 때였다. 캠밸 같은 경우 5천 원, 7천 원 했다. 아마 옥천군에서는 제일 먼저 시작했을 거다. 샤인머스캣이 가락공판장에서 상정은 안 되었지만 기타 포도로 비공식적으로 몇 상자 올라오는 정도로 4만 5천 원 하던, 비싸게 나올 때였다”고 했다.

포도농사는 어렵다

벼농사는 우리 주요 식량으로 재배의 대중화로 기본적인 기술은 영농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고 벼의 품종에 따른 특성은 예민하지 않다. 자연의 온도나 기후로 재배되기에 보편화된 기술만 가지면 평년작 이상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포도는 다르다.

차 대표는 “포도는 품종마다 특성이 다 달라 특성을 이해해야만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 교육과 공부는 기본이다. 농사가 어려운 게 토양이 제일 중요하다. 토양 속에 미생물이 얼마만큼 잘 살아있고 건전한 토양이냐에 따라 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토양은 다양하고  토질은 주인이 가장 잘 안다. 내 토질을 감안해서 물 주고 거름 주고 기술센터에서 토양의 미생물이나 기타의 미량요소 등을 분석한다. 분석해서 부족하면 보충하는 식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비료도 내가 맞춰서 조절해서 줄줄 알아야 하고 이웃 농가에서 뭘 주는 게 좋다고 따라 하다가 잘못하면 실패를 할 수 있다. 내 토양에 맞는 토질관리는 본인이 터득해야 한다. 이웃의 선도 농가를 찾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내 걸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농사는 타이밍

차 대표는 올해 추석 대목에 맞춰 8월 20일 전후로 포도 수확을 예정하고 있다. 포도의 수확은 보통 개화 후 120일 정도 숙성되면 출하가 가능하다. 그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로 만든 하우스 내 시설로 온도, 광량, 물 등을 밤낮으로 조절하며 관리한다.

차 대표는 “포도는 한 번에 익어서 수확되는 게 아니라 먼저 꽃 핀 포도가 먼저 익기 때문에 8월 20일을 겨냥하려면 최소한 4개월 정도는 잡아야 숙성이 돼서 좋은 상품이 나온다. 역으로 계산해서 불을 때고 가온시설을 가동하고 관리의 노력 정도에 따라서 성장 정도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작물도 환경을 맞춰주면 잘 크고 환경을 안 맞춰주면 움츠리고 느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가락동 청과시장에 70% 출하

판로는 농협을 통해서 가락동 청과시장에 70% 정도는 공동출하하고 나머지는 우체국 쇼핑몰, 블로그 등을 통해 팔고 있다. 

차 대표는 “‘차주현’ 이름을 크게 해서 나가는 이유는 신용이다. 내 상품을 믿고 팔고 소비자들이 이걸 보고서 부족하거나 맛이 없거나 해서 전화를 하면 리콜도 해줄 수 있다. 나의 얼굴, 나의 양심, 모든 걸 걸고 있다. 그리고 자격으로 친환경 GAP인증과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고 했다.

샤인머스캣 최초 
‘옥천군 28대 포도왕’ 선정

그는 포도재배 32년으로 지난해 ‘옥천군 28대 포도왕’에 선정되었다. 샤인머스캣으로 최초였다. 포도와 교감하고 식물이 커가는 재미에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많은 노력과 공부로 준비한 노력파로 그의 목표는 해마다 평균적으로 농사를 잘 짓는 것이다. 이런 농사방법과 노하우를 세상에 나누고 싶어 한다.

“기회가 닿는다면 내가 알고 있는 농업기술을 같이 농사짓는 주위 사람들한테 필요하면 오픈하고 알려줄 수 있다. 옥천군이나 군서면에서 포도재배기술 강의가 필요하다면 무료로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기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전국 포도연합회인 ‘한국포도회’ 회원이며 충청북도 ‘포도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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