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비를 내려 주소서’ - 타는 작물, 타 들어가는 농심
상태바
‘하늘이여 비를 내려 주소서’ - 타는 작물, 타 들어가는 농심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09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균 강수량 5.8mm 밑돌아
특히 밭작물 물 부족 심각
‘옥천군 관내 밭작물들이 가뭄으로 맥없이 쓰러져 가고 있으나 정작 관계 부서에서는 느긋한 입장이다. 동이면 한 농가에 심은 마늘과 양파가 누렇게 메말라 가고 있다.
‘옥천군 관내 밭작물들이 가뭄으로 맥없이 쓰러져 가고 있으나 정작 관계 부서에서는 느긋한 입장이다. 동이면 한 농가에 심은 마늘과 양파가 누렇게 메말라 가고 있다.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든 요즘, 봄 가뭄이 지속되며 농작물은 몸살을 겪고 동시에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5월은 전국적으로 기상 관측 이래 비가 가장 적게 온 달로 한 달 누적 강수량이 5.8mm에 그쳤다. 이는 평년 강수량 105mm의 5.9%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옥천의 가뭄은 심각하다. 한창 농사로 일손이 바쁜 철에 땅은 메말라 가고 마늘과 고추, 감자, 고구마 등 밭작물은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상당 수 밭작물이 노란 낙엽이 지며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농민들은 미처 물이 공급되지 못한 곳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번 가뭄은 연초 1월과 2월에 이어 벌써 3번째다. 겨울철은 보통 평균 강수량이 부족한 계절이고 농사철이 아니라 괜찮다지만 봄철인 5월은 사정이 다르다. 5월은 농번기로 벼농사를 시작하고 각종 작물을 심고 일찍이 심은 감자 등은 성장하고 영글며 수확시기에 이르고 포도는 열매를 맺는 시기이다. 노지 감자는 보통 6월이면 수확해 시장에 출시된다. 하지만 올 5월은 유난히 가뭄이 계속되며 속 타는 농민들은 그저 하늘만 쳐다보며 비를 기다리고 있다. 자칫 ‘하늘이여 비를 내려 주소서’라며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옥천군 농업기술지원센터 농촌활력과 관계자는 “친환경농축산과에서 저수지 관리는 종합적으로 연계해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지난 2일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했다.

한편,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자 농민들의 마음에도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이웃 군에서는 한 농민이 물이 부족해 이웃의 다른 농민의 물 저장시설에서 밤새 물을 빼가는 일까지 일어났다.

옥천 5월 강수량 5mm
일부 농작물 말라 죽기도

가뭄 현상이 한 달째 지속되면서 옥천의 5월 강수량은 5mm에 그치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강수량에도 밑돌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옥천읍 5mm, 동이면 6mm, 안남면 5mm, 안내면 5mm, 청성면 5mm, 청산면 3mm, 이원면 6mm, 군서면 7mm, 군북면 6mm로 나타나 5월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년 전 같은 기간에 내린  136mm와 비교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친환경농업팀 관계자는 “그래도 옥천은 가뭄이 약한 편이다. 저희에게 아직까지는 크게 민원 들어오는 데도 없다. 다만, 계속해서 비가 안 올 경우 문제가 된다.”며 “계속해서 관정 파기와 마을의 농촌개발팀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어 “저수율도 75% 정도다. 해당 부서와 상의해서 농수로로 내보낼 생각이다. 또 읍면에도 양수기가 200개 정도가 있다. 필요하면 그것도 대여해서 물을 퍼갈 수 있도록 얘길했다.”고 했다.

동이면의 한 농가는 “옥천군에서 물 공급을 할 계획이라며 조사를 하고 갔다. 현재 고추 일부는 말라 죽었다. 물이라는게 농작물이 자랄 때 필요한거지 (농작물이) 다 죽고난 뒤에 물은 필요가 없다”고 관계기관의 늑장대응을 질타했다.

웬만한 비로는 가뭄 해갈 곤란

이렇듯 가뭄 현상이 지속될 경우 고추와 마늘, 고구마 등 밭작물 수확감소로 인한 농가 피해는 물론 소비시장까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군북면의 한 농민은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웬만한 비로는 가뭄 해갈이 어렵다. 타들어가는 농심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군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군서면의 포도농가에서도 “그나마 우리는 저수지 물을 당겨 쓸 수 있어 다행이다. 너무 메마르고 뜨겁다. 저수지마저 없는 농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했다.

옥천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저수지 물을 대서 모내기를 하게 했다. 저수량이 부족한 지역은 저수량이 부족하다는 객관적인 타당성이 나와야 한다. 국가로부터 사업비를 확보해서 저수지 지표수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원면 장찬저수지와 청산면 장연저수지에 지표수보강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기상청은 청주와 영동지역에 건조주의보를 내렸으며 옥천 역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