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선이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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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선이 남긴 교훈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6.0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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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상상 밖의 이변들이 펼쳐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선거였다. 그러한 결과는 지금껏 감지하지 못했던 것들로 비단 옥천만의 현상은 아니리라 본다. 

우선 옥천군수부터 보자. 당연히 현 군수가 경선에서 이겨 재선가도를 달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웬걸 새카만 후배에게 밀려 그만 재선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도의원도 마찬가지다. 분명 현역이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도전했는데 한 체급 아래 후보인 군의원 출신 후보와 붙어 자리를 양보해야만 했다. 그런가하면 역대 도의원 출신이라는 강점 아닌 강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듣도 보지도 못한 미지의 인물에게 밀리고 말았다.

군의원은 또 어떤가. 이 후보는 도저히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덜컥 당선이 되는가 하면, 이 후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선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도 저조한 득표수에 지지자들의 마음을 허망하게 만들기도 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뭘까.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5만 옥천군민은 선출직들을 신뢰하지 못했다. 아니, 선출직들이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로만 군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떠들어 댔을 뿐 정작 유권자인 군민들과는 너무도 큰 괴리감을 유지해 왔다. 바로 그러한 증거가 이날 투표라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특히 총 8명을 뽑는 옥천군의회 선거는 허탈감 그 자체다. 현직의원 8명 가운데 단 2명만 제외하고 모두가 나가 떨어졌다. 이게 옥천군의회의 현주소다. 누가 이러한 사실을 알기라도 하면 낯이 뜨거워 얼굴 들기가 힘들 정도다. 그래놓고도 지난 4년 동안 옥천군의 발전과 유권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긴 낙선자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할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핑계없는 무덤없다’고 아무리 억울하고 땅을 치고픈 사정이 있어도 그건 의미없는 푸념이요 칭얼거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결과를 맞지 않으려 했다면 지난 세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유권자들을 만나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봤어야 했다. 그런데 당선이라는 월계관을 쓰고부터는 이런저런 핑계 아닌 핑계를 들어 민심은 어디론가 팽개쳐 버리고 그저 얼굴 내미는 행사장 찾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니 이번 선거 결과가 좋게 나올리 만무하다. 순전히 자업자득이다.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고 실수라는게 있다. 그게 사람이다. 그러나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받아 당선된 사람들이라면 필자와 같은 소시민들과는 달라도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내뱉는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 비록 계약서는 쓰지 않았을지라도 말로한 약속도 분명한 약속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어떻게 된게 선출직에 당선되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얻기라도 한 것처럼 도무지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하긴 선출직 출마 전에도 책과는 거리가 멀었겠지만)

그러나 선출직에 당선이 되면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 한다. 자기 실력을 배양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나이 어린 공무원들과도 당당히 대화를 할 수 있고 분명한 자기 주장을 펼 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4년 동안 행사장이나 찾아 다니다 세월 다 보내고 만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선출직들은 이러한 모양새나 노력을 게을리했기에 낙선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 밖에 없으며 결국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채 역사 속의 인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동시에 이번에 당선된 선출직들도 선배(?)들의 행태를 반면교사 삼아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늘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4년 후를 벌써부터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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