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교평리 강줄다리기와 강줄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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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교평리 강줄다리기와 강줄꼬기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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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평리 마을 주민들이 전통문화체험관에서 ‘강줄꼬기’를 시연하고 있다.
교평리 마을 주민들이 전통문화체험관에서 ‘강줄꼬기’를 시연하고 있다.

옥천군 청산면 교평리에는 재미있는 전통 줄다리기 놀이가 있다. ‘강줄댕기기’ 또는 ‘강줄다리기’라 불리우는 이 놀이는 연원은 분명치 않으나 동네가 생기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오래전 고인이 된 마을의 원로들이 어릴 적에도 했다는 증언으로 미루어 보아 최소한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전승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정월 대보름 오전에는 노인 회원을 비롯한 주민들이 노인정에 모여 척사대회를 연다. 남녀로 나누어 윷놀이를 하되 쌀, 비료, 농기구, 생활용품 등 푸짐한 경품을 준비하여 입상자에게 지급한다. 윷놀이를 마치면 마을 회관에서 점심을 겸한 조촐한 주연이 베풀어진다. 그리고 오후에는 줄다리기에 사용할 강줄을 꼰다.

강줄은 외줄을 사용하는데 크기는 길이 약 100m에 굵기는 30cm 내외로 행사에 참여하는 주민이 감소하면서 강줄의 규모도 줄었다. 재료인 짚은 200단 가량이 있어야 줄을 꼴 수 있다. 여기서 단은 예전의 짚단을 말하는 것으로 논 한 마지기 분량이 소요된다. 예전에는 이를 위해 동네 아이들이 가가호호를 돌며 한 집에 2~3단씩 볏짚을 걷으러 다녔고 농사를 짓는 집은 빠짐없이 갹출에 응했다.

이 ‘강줄꼬기’는 지난해 ‘지용제’ 때 전통문화체험에서 행사로 치러졌다. 교평리 마을 남정네들이 한밤에 모여 시연을 보인 것이다. 청년 장정들은 없고 그 자리에 모두 노인들이 힘을 쓰며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었다. 한번 강줄을 꼬고 나면 둘러 앉아 쉬면서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는 농촌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마을 어른들이 돌아가면서 쉬고 강줄을 꼬는 장면을 한참동안 진행했다. 강줄 하나 꼬는데 많은 노력과 힘, 시간, 정성이 들어간다. 짚 한 다발씩 연결해 온몸으로 힘을 다해 당기며 꼬기에 힘이 아주 많이 든다. 기운 센 장정들도 힘들어 할 작업에 노인들만 남아 있음에 씁쓸함이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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