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곳, 국내 최대 홍산문화 박물관 ‘고궁갤러리’ -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홍산문화’ 유물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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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곳, 국내 최대 홍산문화 박물관 ‘고궁갤러리’ -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홍산문화’ 유물 보유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2.06.30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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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의 역사 살아 숨쉬는 곳
유물만도 20,000 여 점
평생을 홍산옥기 수집에 올인
‘고궁갤러리’ 외부 모습
‘고궁갤러리’ 외부 모습
상나라시대때 제작된 ‘봉황촛대’
상나라시대때 제작된 ‘봉황촛대’

기원 전 6,000년부터 기원전 800년까지 중국 랴오허강 유역 홍산 지역에 있었던 신석기 시대 문화를 통틀어 ‘홍산문화(红山文化)’라 일컫는다. 홍산문화 유적에서는 용 모양의 옥기와 비교적 낮은 온도로 구워낸 토기, 다양한 형태의 돌보습, 돌쟁기, 돌호미 등이 발견되었다. 또한 석재료를 이용해 동물 등의 형태로 조각한 장식품이 많이 출토되었다. 이를 통해 홍산문화의 공예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강가나 강이 잘 보이는 구릉의 비옥한 땅에 정착하여 생활하였으며 주로 조, 수수, 콩, 밀, 보리, 쌀 등을 심어 생활했다. 이때 수확한 곡물들을 보관하거나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토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또한 야생 동물을 잡아다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 들었으며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같은 시기 동아시아에서도 큰 강과 해안가를 중심으로 기원과 계통이 다른 신석기 문화가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토기를 중심으로 이들 신석기 문화를 구분한다. 중국 황허강 유역의 양사오 문화에서는 채도를, 다원커우 문화에서는 홍도와 흑도를 주로 사용했다. 양쯔강 하류 유역에서는 허무두 문화가 발전하였는데 흑도, 홍도, 홍회도 등을 만들어 사용했고 일찍부터 벼농사가 이루어졌다. 랴오허강 유역의 홍산문화 유적에서도 용 모양 옥기와 토기가 발견되었다. 한반도에서는 민무늬 토기와 덧무늬 토기를 사용하였으며 일본 열도에서는 조몬 토기를 사용했다.

수량을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수량을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지하‧1층‧2층 모두 유물로 가득
총 몇점인지는 당사자도 몰라
매주 화‧목요일은 경매도 진행

이렇듯 인류의 발달사와 함께 해온 ‘홍산문화’, 그 중에서도 수많은 유물 가운데 유독 ‘옥(玉)’으로 만든 유물들만을 수집해 온 사람이 있다. 옥천군 군북면 이백1길 19-10에 자리하고 있는 ‘고궁갤러리’(이하 갤러리) 전인철(70) 대표가 바로 주인공이다.

평생을 ‘홍산문화’ 연구에 열정을 바친 전인철 대표.
평생을 ‘홍산문화’ 연구에 열정을 바친 전인철 대표.

기자가 찾은 갤러리의 외부 모습은 다른 건물과 조금은 다르다는 인상만 받았을 뿐 이렇다 할 특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입구를 들어서 오른편으로 보이는 경매장은 방문자로 하여금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말이 좋아 경매장이지 일반 경매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경매장 좌우로 진열된 다양한 모양의 경매물품은 시대를 감지할 수 없을만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이 경매장은 이달 28일 문을 열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에 경매를 진행해 오고 있다.

전 대표의 안내를 받아 다음 장소로 향한 곳은 1층 전시실. 문을 열자마자 일단 압도 당하는 분위기였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중국유물들이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대부분 처음 보는 기이한 것들로써 지금껏 국립박물관에서 보던 것들과는 너무도 달랐다. 모두가 100% ‘옥’으로 만든 유물들이다.

남녀간의 성행위 모습을 상징하는 갖가지 옥 유물들
남녀간의 성행위 모습을 상징하는 갖가지 옥 유물들
신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장. 100% 옥으로 만들어졌다.
신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장. 100% 옥으로 만들어졌다.
신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옥고’. 역시 100% 옥으로 만들어졌다.
신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옥고’. 역시 100% 옥으로 만들어졌다.

전 대표는 이어 지하실로 안내했다. 그곳에도 유물이 있다면서. 전 대표를 따라 들어간 지하에는 1층보다 더 많은 유물들이 세월을 뛰어 넘어 생생히 살아있었다. 동시에 이 많은 유물들을 어떻게 옮겨 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물었다. 이 많은 유물들을 어떻게 모았으며 또 관리는 어떻게 하고 도대체 가격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하고.

“저희 갤러리에 보관되고 있는 중국 홍산문화 유물은 대략 2만 여 점으로 추청하고 있다. 아직까지 세어보질 않아서 정확히 몇 점인지는 모른다. 그저 모으는데만 열중했을 뿐이다”라는 전 대표는 “모든 유물들이 그렇듯이 이곳에 있는 유물들 역시 관리가 신경이 쓰인다. 처음 지금의 건물을 살때는 유물들을 보관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 둘 유물들을 보관, 전시해 나가면서 유물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습도와 온도 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크기가 작다고 해서 가격이 싸거나 크기가 크다고 해서 비싼건 아니다. 유물 하나하나가 갖는 특징과 제작연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얼마라고 계산하는건 옳지 않다. 더욱이 유물에 대해 가격을 매긴다는 자체도 그다지 옳은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지자체나 정부가 운영하면
‘역사바로세우기운동’은 물론
관광수입도 발생할 수 있어

궁금증은 계속됐다. 아무리 유물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이 보더라도 이렇듯 많은 유물들을 개인이 보관, 운영한다는 자체가 분명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갖고 계실 계획인지요”라는 질문에 전 대표는 “사실 5년 전에 이 건물을 구입할때만 해도 자그맣게 사설박물관 정도를 운영하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유물들이 있다 보니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자체나 정부에서 관리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그러한 이유로는 개인이 관리할 경우 능력의 한계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지자체나 정부가 관리를 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전 대표는 “그러나 그러한 이유보다는 이곳에 있는 유물들을 지자체나 정부가 관리할 경우 ‘역사바로세우기운동’에도 큰 획을 그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크다. 실제로 전라북도 순창군이나 전라남도 보성군의 경우 개인 소장 유물을 지자체가 사들여 군민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관광수입이라는 또 다른 부가가치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국사학자 이찬구 박사와 박찬 감정위원 등을 초청, 세미나를 열고 있는 모습
국사학자 이찬구 박사와 박찬 감정위원 등을 초청, 세미나를 열고 있는 모습

옥천군 군서면 산중리가 고향
순수한 사설박물관 운영 계획
진열 도중 너무 많은 량에 한계

‘고궁갤러리’를 운영하는 전 대표는 이곳 옥천군 군서면 산중리가 고향이다. 지난 세월 대전과 서울에서 생활하다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평소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홍산문화’ 유물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 관람토록 함으로써 지역문화발전에 작으나마 일조를 하고자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에서의 무관심과 홀대로 많은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도 중국 정부 관계자가 소장 유물을 보면 자기네 유물이라며 가격 불문하고 팔라고 군침을 흘리고 있으나 분명 해당 유물이 출토된 지역이 분명 우리나라인 한반도이니만큼 짧게는 5천년에서 길게는 1만년 이상된 우리의 유물들을 단순히 돈으로만 계산하는게 싫어 매번 거절해오고 있다.

“‘홍산문화’에 빠져 평생을 옥 관련 유물을 모으고자 전 세계를 돌아다녀봐도 나만큼 많은 유물을 모아 놓은 곳은 본 적이 없다. 국립박물관 관계자는 물론 관련업계 종사자들도 우리 갤러리를 한번 둘러보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했다.

사실 전 대표는 갤러리를 옥천군민들로 하여금 역사관 재정립과 전통문화 활성화에 목적이 있다. 그래서 군민이라면 누구든지 마음 편하게 관람도 하고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휴게시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경매가 진행되지 않는 날은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휴게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한편, 전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2시 국사학자 이찬구 박사와 박찬 감정위원 등을 초청, ‘홍산문화’에 대한 역사세미나를 개최, 본격적인 박물관 개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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