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은 내 삶의 활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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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은 내 삶의 활력소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7.0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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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벌꿀’ 이상선 대표
“벌은 나에게 삶의 의욕이 되었다”고 말하는 이상선 대표.
“벌은 나에게 삶의 의욕이 되었다”고 말하는 이상선 대표.

“사람의 병은 스트레스에서 온다”며 한번 양보하면 한없이 양보해야 하는 바보 같은 삶에서 벗어나 스트레스 없는 삶을 찾아 시골에서 조용히 양봉으로 자신의 건강을 치유한다.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약수벌꿀’ 이상선(69) 대표. 이제 아름다운 진걸마을 약수골에서 자연에 묻혀 회복하고 치유하는 자연법을 알아가고 있다.

서울에서 전기관리자로 전국을 다니며 보낸 젊은 시절을 뒤로하고 병들고 기력이 떨어진 지금은 지난날의 후회가 그를 짓누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옥천에 터를 잡고 벌을 키우면서 자연과 대화하며 자연에서 참 삶의 진리를 깨우치고 있다.

그는 “2015년 서울대병원에서 폐암 수술 후 정기적으로 검사받고 있다. 요양 차 내려왔다 거주하면서 좋은 공기에 건강이 회복되는 것 같다. 회사 동료였던 약수골 농장 이호진 아우와 형제처럼 의지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자연이 주는 지혜 얻어

그는 “양봉을 하면서 공부도 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고 요양하다 보니 힘에 부쳐 이제는 배운 것도 잊어 버린다”며 책으로 배운다기 보다 스스로 벌을 통해 자연의 생리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얻은 노하우로 지혜롭게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벌꿀의 주 수확시기는 아카시아 꽃이 필 무렵인 5월에서 6월이다. 그 외 계절은 벌통 청소라든지 벌이 살 수 있는 환경조건을 만들고 벌을 늘리는데 집중한다. 날씨가 좋으면 벌이 외부에서 유입된다. 일벌은 40일에서 45일을 살지만 꿀을 물어오는 실제 활동은 20여일이다. 겨울벌은 4~5개월 정도 사는데 9월과 10월에 태어나는 벌은 겨울 대비 태어나는 벌이다. 열을 낸다 해서 히터 벌이라고 한다. 봄이 되면 여왕벌이 알을 낳는데 몸에서 열을 내 일벌들을 보호하고 키워주고 죽는다. 이러한 일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농사는 건강

그는 전기시공으로 전국을 누비고 다녔지만 그의 주 생활은 서울이었다. 대도시가 주는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았지만 시골에서 건강 회복이라는 자연이 주는 혜택은 도시의 혜택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그는 “곡식이 생성될 때 자연이 주는 혜택에 보람을 느낀다. 시골은 텃새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좋은 공기와 마음대로 자유생활을 만끽하고 자연치유를 기대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어 좋다. 벌을 기르면서 토마토와 고추 등 작물을 재배한다. 열매가 열리는 걸 보면 모든 게 사람이 노력하는 대로 거짓말 않고 자연이 돌려주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지금은 서울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고 살아서 죽는 날이 온다 해도 시골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싶다. 토마토가 병들어 죽는 것도 있지만 잘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것에서 힘을 얻고 삶의 의지가 된다”며 “서울에서 90평 아파트 사는 한 할머니는 참 행복하시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공원에만 나가도 아들이 사람을 붙여 간섭하고 귀찮게 한다. 성공한 사람들도 천태만상으로 사니 긍정의 생활을 실천하는 삶이 제일 편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했다.

자연에서 수확의 기쁨 느껴

그는 큰 양봉업자는 아니지만 군북면 석호리와 안내면 오덕리에서 100통의 벌통으로 벌과 생활하고 있다. 가격으로 옥신각신하는 스트레스가 싫어 판로를 위해 서울의 양봉조합에 조합원으로 등록했다.

“나는 생계유지를 위해 설탕물이라도 타서 팔아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벌꿀을 생산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었고 올해 적지만 좋은 꿀이 나와 지인들과 나눴다. 올해 꿀을 수확해 보니 자연이 주는 순리대로 돌아가는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벌 생존에 관심이 있었고 벌의 단체생활이 묘하고 재미있음에 호기심을 가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꿀을 얻는 과정에서 희생하고 규칙적으로 열심히 사는 그들의 삶에서 가르침을 얻었다.

“벌은 나에게 삶의 의욕이 되었다. 양봉을 하면서 힘이 들어 접을 생각도 했지만 힘이 들더라도 벌과의 생활은 취미생활이자 건강생활의 활력소 같은 역할을 한다. 양봉은 공기 좋은 시골 생활에 대청댐의 물 변화에 따라 기분이 가라앉기도 하고 업이 되기도 하는 자연인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벌들이 잘 자라면 힘이 난다. 부모님 마음처럼 자식들이 잘 먹고 건강하고 공부 잘하면 기분이 좋듯이 벌들이 생산을 잘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돈을 나눠줄 수는 없지만 도움받은 사람에게 진정으로 마음을 다하고 도움을 주는 행복한 인생을 살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헛되게 살았다 생각하는 인생에서 이렇게 살면 나머지 인생은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양봉을 해서 자연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소득이 생겼으니 작은 소득이라도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나도 다른 사람도 건강해지는 비결같다”고 했다.

석호리 약수골 ‘약수벌꿀’에서 벌통을 관리하는 이상선 대표.
석호리 약수골 ‘약수벌꿀’에서 벌통을 관리하는 이상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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