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수제 돈가스 전문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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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수제 돈가스 전문 요리사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7.1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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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선식당’ 이병희 대표
“음식은 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다”는 이병희 대표
“음식은 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다”는 이병희 대표

한 자리에서 50여 년을 장사만 해온 삶의 터전. 시집온 후 시어머니의 뒤를 이어 운영해 온 ‘혜선상회’를 접고 음식을 좋아해 요리사가 되어 세상의 흐름이라는 순리에 맞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동이면 남곡리가 고향으로 “넉넉한 인심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비결”이라 말하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3길 1 ‘혜선식당’의 이병희(59, 여) 대표. 소녀 땐 모델이 꿈이었지만 이젠 요리사로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맛있고 아름다운 음식을 세상에 풀고 있다.

코로나의 힘든 시기에도 50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에 건물 하나 올리겠다는 희망으로 낮에는 ‘혜선식당’을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남편과 함께 힘든 시절을 이겨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점심때 모임 손님 등 꾸준히 찾아주셔서 이제는 괜찮다. 손님 기다리기가 지루했는데 오히려 저녁에 영업을 안 하니 편하다”고 한다. 

음식은 요리하는 사람의 양심

그녀는 음식을 하느님의 성경 말씀처럼 양심으로 만든다. 신선한 재료의 사용은 물론이고 국내산 재료와 정직한 메이커 재료 사용에 정성과 마음을 담아서 즐겁게 만든다. 특히 돈가스, 주물럭, 된장찌개 등의 재료로 가게에서 많이 사용하는 된장은 직접 손수 담아서 요리에 사용한다.

이 대표는 “음식은 제가 먹는다고 생각하고 만든다. 내가 맛없고 먹지 못하는 걸 남에게 줄 수는 없다. 내가 먹는 음식처럼 손님들 건강도 생각해야 한다. 손님들이 음식을 먹은 후 맛있다는 느낌을 뛰어넘어 위가 편하고 소화도 잘되어야 한다. 식사 후 뒤 끝이 안 좋다면 음식 장사한 사람의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 또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제가 여행 가서 돈을 주고 밥을 먹었는데 마음의 흡족함을 못 느끼면 솔직하게 아깝고 속상하더라. 그런 생각이 안 나게끔 양심적으로 장사를 하자”고 생각한다. 

손수 만드는 수제 돈가스 인기

인터넷에는 맛좋고 가성비 좋은 돈가스 가게, 갈치 조림 맛집 등 블로그와 많은 후기가 소개되어 있다. 그 가운데 생뚱맞게 어울리지 않는 돈가스 메뉴는 ‘혜선식당’ 최고인기 메뉴다. 

그녀는 돈가스를 직접 손으로 만든다. 정육점에서 생고기를 사서 그 생고기를 두드려서 양념하고 숙성을 해 다음 날 직접 만든 돈가스와 소스를 손님들 상에 올린다.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면 돼지고기와 된장이 갖는 최고의 궁합을 느낄 수 있다.

이 대표는 “고기는 저녁에 준비해서 하루 전에 숙성하고 다음 날 요리해서 판다. 고기의 냄새와 잡내를 없애고 맛도 고기에 스며들게 한다. 돈가스를 만들어서 손님들 상에 내놓으면 고기의 풍미와 맛이 난다.”고 했다.

또한 “우리 집은 시골집이라 처음 오신 분이 우리 집은 돈가스하고 안 어울린다더라. 그래서 제가 돈가스와 소스를 직접하고 만드니 한번 드셔보시라며 후회 안 할 거라고 권유했다. 셋이 온 손님이 김치찌개 두 개에 돈가스 하나를 시키고 드신 후 ‘돈가스 하나 더 주세요’라고 주문하더라. 단골손님도 있고 요즘은 돈가스를 잘 드신다”고 했다. 

오십견에 협착증 직업병으로 고생

솜씨 좋은 음식 솜씨에 밤 12시까지의 성업으로 누적된 피로는 결국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어려움도 겪게 했다. 

이 대표는 “고기를 다지고 두드리면서 오른손을 많이 쓰다 보니 오른쪽이 오십견에 협착증이 생겼다. 1년 정도 치료받다 결국 수술을 받았다. 그 뒤부터 점심 장사만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코로나가 오면서 결국 점심 장사만 하게 됐다”고 했다.

향토음식경연대회 ‘금상’ 수상

시어머님의 요리 솜씨를 어깨너머로 배우고 ‘혜선상회’를 운영하며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혜선식당’ 시작 후 2년 즈음, ‘제6회 옥천군 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그녀의 음식 솜씨는 더 소문이 났다.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식당을 운영했던 그녀도 요리사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녀의 음식 솜씨를 사랑한 사람들 덕분에 ‘혜선식당’은 맛집으로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며 최근엔 ‘TV 맛 기행’ 등 유튜버들이 다녀가기도 했다.

“저는 가게를 홍보하지 않았다. 손님들이 입소문을 내서 장사가 잘된 덕분이다. 제가 만든 요리를 손님들이 맛있게 먹어주니 그 하나에 자긍심이 생긴다. 아이디어를 새로운 걸 자꾸 생각하게 된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조금씩 자기개발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전화번호 043-731-4876

‘제6회 옥천군 향토음식경연대회’ ‘금상’ 수상의 이병희 대표가 운영하는 ‘혜선식당’과거 혜선상회의 간판은 그대로 두고 있다.
‘제6회 옥천군 향토음식경연대회’ ‘금상’ 수상의 이병희 대표가 운영하는 ‘혜선식당’과거 혜선상회의 간판은 그대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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