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은 삶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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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원은 삶의 놀이터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7.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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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꼼지 농원’ 한춘환 대표
“복숭아의 본고장인 옥천에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과원을 그냥 두고만 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한춘환 대표와 부인 박경희 씨
“복숭아의 본고장인 옥천에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과원을 그냥 두고만 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한춘환 대표와 부인 박경희 씨

삶이 팍팍한 대도시의 생활은 사람들에게 부를 안겨 주면서 반대로 건강을 뺏어 간다. 한 번 잃은 건강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사람들은 맑은 공기의 자연을 찾아 시골로 산으로 간다.

산을 넘고 구불구불 길을 따라 다시 산을 오르며 찾은 관모봉 자락의 옥천군 청성면 화성리 23 ‘빠꼼지 농원’의 한춘환(65) 대표. 

오직 아내 박경희(65) 씨의 건강만을 바라며 복숭아 농원에서 아내와 함께 그동안 헤아릴 수 없는 땀방울을 흘렸다. 아내의 수술 후 건강을 되찾고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찾은 곳이 ‘바꼼지 농원’으로 복숭아 농사가 버겁기만 하다.

농사 ‘농’자도 삽질도 못하던 농사 초보가 귀농

농사에 농자도 삽질도 낫질도 모르면서 무작정 내려왔다. 처음에 복숭아 농장을 인수한 후 나무를 바꿔야 한다는 주변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지만 부부는 직접 맛을 보고 주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품종을 바꾸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생산되는 품종이 옥천에서 드문 담백도이다. 거기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믿고 재배해 왔다. 담백도는 더 좋은 품종 갱신을 하다 보니 이제 귀한 대접을 받는다. 

한 대표는 “콘크리트 벽 속에 살다가 푸른 색깔만 있는데서 살다보니 사는 환경이 바뀌더라. 덩달아 내가 받아들이는 느낌까지도 바뀌더라. 내가 싱싱하고 푸른 자연이 되는 기분이다”며 “서울에서 지인이 복숭아 판매 중간상 역할을 해주는데 작년에는 없어서 못 팔았다. 맛있다는 피드백이 오면 주위 사람과 나눠서 먹으라고 한 박스를 더 보냈다. 그렇게 먹어 본 사람들이 전화번호를 지인들과 공유하며 판로가 넓혀졌다.”고 했다.

새로이 시작하는 해
판매루트 확장이 숙제

2,500평 농원에 그동안 심은 묘목들과 함께 7년의 노력으로 귀촌인에서 귀농인으로 새로 태어났다는 한 대표는 지난 세월 갈고 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새로운 묘목을 심어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한 대표는 “옥천군수도 새로운 출발을 하셨지만 저도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지금부터 블로그를 활성화해 새로운 품종에 맞춰서 숙제인 판매 루트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동안의 공부와 노력, 경험으로 나무와 대화할 수 있는 ‘나무가 힘들어 하구나’ 정도로 이해하는 수준은 되었다”고 했다.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
묘목과 시설에 투자

내려오는 해부터 옥천군기술센터 문을 두드려 복숭아대학과 대학원과정에서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에 더해 선진지 견학을 통한 풍부한 경험과 농사법, 농장의 모습, 작물의 상태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부부만의 농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버섯 배지와 부엽토를 거름으로 토양을 개선하고 매년 토양검증으로 제초제를 안 쓰면서 직거래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다. 

한 대표는 “이젠 축적된 지식을 가지고 새로운 묘목을 심고 새로운 형태로 나무를 가꾸며 새로운 품종에 맞춰서 새로이 시작하는 첫발을 내딛는 해이다. 유공관도 놓고 밑거름도 새로이 하며 농원을 새로이 조성했다. 경산에 마이스터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농원에 견학도 다녀와 예정지 관리, 배수관계, 관수관계 등을 보고 듣고 와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넣어 덕장시설을 만들었다. 이 시설로 묘목을 키우면서 나뭇가지 방향을 남쪽으로만 바라보게 키울 계획이다. 복숭아 나뭇가지가 사방으로 뻗으면 노동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또한 나이가 들면 사다리 타는 게 불편해 리프트를 타고 작업을 한다. 묘목부터 인위적으로 방향을 잡아서 7단으로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키울 계획이다”고 했다.

농원은 삶의 놀이터
전기없어 어려움 겪어

‘빠꼼지 농원’은 250m 고지대에 있다. 그래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물을 쓰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전기가 안 들어와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고 심정을 파서 탱크에다 물을 채운 다음에 관수를 하지만 한계가 있고 멧돼지 피해도 심각하다. 7년의 세월을 가꾸어 온 ‘빠꼼지농원’은 이제 부부만의 삶의 터전으로 새 삶을 펼칠 수 있도록 옥천군의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한 대표는 “과수원 농사는 운동이라 여기며 땀 흘리고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내의 건강이 좋아졌다. 특기를 살려 그림으로 농원을 그려서 블로그로 알려보겠다. 하지만 복숭아의 본고장인 옥천에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과원을 그냥 두고만 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균형발전이란 뜻은 부족한 것은 채워서 높은 쪽으로 올려주고 높은 쪽은 또 내려주면서 균형을 맞추는 거 아닌가”

풍경이 아름다운 ‘빠꼼지농원’의 모습.
풍경이 아름다운 ‘빠꼼지농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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