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총총히 은하수 건너는 밤
들일 마치고 나면 한저녁인데
우리 식군
늦은 저녁을 먹었어요.
모깃불 낮게 타는 좁은 마당에
마당만 한 두리 멍석을 펴고
감자 세 알 옥수수 두 개
때로는 어머님이 끓인 밀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어요
전설처럼 아득한 옛 얘기가
모깃불만큼 가늘어진 때쯤
하루 일의 피로에
죽순 부채 옆에 떨어뜨리시고
어느새 코 고시던 아버님
전갈자리는 서산으로 기울고
모깃불 사윈 마당에
한밤 개들은 때 없이 짖었지요!
질기디 질긴 가난의 끈이
한 오리 한 오리 반딧불 꽁무니에 따라붙어
혼불처럼 맴돌던 여름밤
고향 집 머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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