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어렵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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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어렵고 힘들다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7.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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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해훈 포도농장’ 차해훈 대표
“캠벨은 새콤달콤한 매력적인 맛에 오감을 사로잡는 진한 향이 일품이다.”고 말하는 수확의 기쁨에 환하게 웃고 있는 차해훈 대표.
“캠벨은 새콤달콤한 매력적인 맛에 오감을 사로잡는 진한 향이 일품이다.”고 말하는 수확의 기쁨에 환하게 웃고 있는 차해훈 대표.

젊음에 힘든 줄 모르던 청년은 잠깐 도회지의 삶을 꿈꾸었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며 농부로 뿌리를 내렸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대를 이어 농사를 짓는 농부의 아들 ‘차해훈 포도농장’의 차해훈(74) 대표는 그의 농장에서 평생을 포도 농사를 지어왔다. 사람 일손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높아 사람을 쓰지 않고 힘들어도 서로 다독이며 부부가 함께 농사에만 전념해 왔다.

출하의 기쁨은 맑고 푸른 하늘에 더 없는 즐거움이다. 차 대표는 “지금 나가는 포도는 2kg 한 박스에 15,000원에 나간다”며 한창 수확기인 오늘 출하의 기쁜 땀을 흘리고 있다. 

다양한 농사 경험
포도 농사에 전념

힘들고 배고픔을 알던 시절에 군대를 다녀 왔으니 배고픔의 설움을 더 뼈저리게 느끼며 누구 보다 잘 알았으리라. 농사가 싫어 도회지서 살고 싶었지만 농사는 떠날 수 없는 천직이었다. 어렵고 힘든 시절 배고픔을 달래 주는 건 농사뿐이었다. 

차 대표는 “1969년 군에 입대해 제대하고 와서 농사를 지었다. 당시에는 배불리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실컷 잠자고 배불리 먹는 게 최고 바람이었다. 그런데 농사지으면서 해결이 되었다. 벼농사에 포도, 딸기, 참외 등 여러 가지 하다가 결국 포도농사만 했다. 그중에서도 캠벨얼리만 집중적으로 했고 벼농사는 우리 가족 먹을 식량으로 2마지기 정도 하고 있다.”

작목반도 제대로 없던 시절 과수 농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던 시절에 농사교육을 받고 농사방법을 배운다는 건 큰일이었다.

그는 “옥천군의 지도소에서 농사를 배웠다. 지도소에서 교육하는 날을 지정하면 가서 교육받고 농사공부를 했다. 어려운 시절이었다.”

캠벨얼리의 희소성 귀한 대접 

포도의 대세는 이미 샤인머스켓이다. 샤인머스켓의 인기에 포도 농가는 앞다투어 캠벨에서 샤인머스켓으로 갈아탔다. 비싸도 소비자의 선호도는 여전히 샤인머스켓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는 샤인머스켓은 넘쳐나고 캠벨얼리는 귀해졌다.

차 대표는 “1,000평의 땅에서 캠벨만 재배한다. 캠벨의 출하 시기가 지금 이맘때다. 한 2주 가까이 수확해 판매하는데 이달 말이나 8월 초면 출하가 끝나고 한해 포도 농사도 끝난다. 그리고 내년 농사 준비에 들어간다”며 “농사가 잘되어도 샤인을 따라가려면 어림도 없다. 모두들 샤인으로 바꿨는데 내가 지금 나이가 74세다. 이거 바꾸어서 수확을 보느니 차라리 캠벨이 낫다”고 했다.

샤인머스켓은 씨가 없고 달달한 맛에 소비자의 입맛을 당기며 인기가 좋다. 캠벨은 새콤달콤한 매력적인 맛에 오감을 사로잡는 진한 향이 일품이다. 

그는 “샤인도 너무 과잉생산되다 보면 가격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우리 캠벨이 샤인과 경쟁은 못 해도 그냥 팔 만하다. 캠벨치고는 상품성이 좋고 가격도 좋아졌다. 옛날에는 더 못 받았다. 귀하다 보니까 가격이 나아졌다. 농사짓기 나름으로 지난 해는 없어서 못 팔았다.”고 했다.

‘포’자도 모르던 청년
평생 농부로 살아

농사를 지으면서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다. 농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어 힘든 과정을 많이 거쳤다. 그래서 여러 작물을 재배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과 공부가 쌓여 어엿한 농부로 평생 일하며 살아 왔다.

차 대표는 “포도농사에 ‘포’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포도를 심었다. 전지도 할 줄 몰랐다. 그땐 아주 힘들고 어려웠다. 그러나 오래 하다 보니 이젠 나무만 봐도 이건 ‘거름이 모자란다’ ‘거름이 너무 많다.’ 더욱이 포도가 어떻게 열릴 것까지 예상이 된다”며 “이젠 땅이 마르면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거름이 필요하면 거름을 뿌리고 영양제도 준다.”고 했다.

아내가 고생 많이 해

농부는 늘 하늘을 바라본다. 올해는 농사가 잘되어 2kg 1,000상자 이상의 수확을 기대한다. 수확도 농사하기 나름이지만 농부는 태풍이 와도 걱정 비가 와도 걱정이다. 또 비가 안 내리면 가물어 걱정이다. 다행히 올해는 무난히 잘 넘어가 하늘에 고마워한다. 그리고 늘 옆에서 묵묵히 함께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돌린다.

차 대표는 “사람의 만족은 한도 없는데 내 인생에서 집을 얻고 내 땅에서 농사짓고 애들 가르쳤다고 생각하면 만족한다. 아들이 농사짓겠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물려주겠지만 내가 권해서 농사를 물려줄 생각은 없다”며 “농촌으로 여자들이 시집을 안 오려는 이유가 있다. 시골은 육체적으로 힘들다. 농사일만 있는 게 아니라 집안 일에 밥해야 하고 새참까지 준비해야 한다. 새참과 밥은 날라야 하고 돌아서면 또 농사일 거들어야 하고 힘들다. 아내가 고생 많이 했다. 80살이 되면 남은 인생은 아내와 놀러 다니고 싶다”  

캠벨 포도가 익어가며 차례로 수확을 기다리는 차해훈 포도농장의 포도들.
캠벨 포도가 익어가며 차례로 수확을 기다리는 차해훈 포도농장의 포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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