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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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7.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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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때는 고려시대, 한 여자가 선녀로부터 봉황 한 마리를 받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아 봉선이라 이름 지었다. 그녀는 곱게 자라 천부적인 거문고 연주 솜씨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결국에는 임금님 앞에 나아가 연주하는 영광까지 얻게 되었다. 그러나 궁궐로부터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갑자기 병석에 눕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의 행차가 집 앞을 지나간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힘을 다하여 거문고를 연주하였다. 이 소리를 알아보고 찾아간 임금님은 봉선이의 손으로부터 붉은 피가 맺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애처롭게 여겨 무명천에 백반을 싸서 동여매 주고 길을 떠났다. 그 뒤 그녀는 결국 죽고 말았는데 그 무덤에서 이상스런 빨간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빨간 꽃으로 손톱을 물들이고 봉선이의 넋이 화한 꽃이라고 봉선화라 하였다. 

또 한 설화에서는 자신의 부정을 의심한 남편에 대한 항거와 결백의 표시로 자결을 하고만 여자의 넋이 봉선화로 피어났는데 그 씨를 조금만 건드려도 톡 튀어나가는 것은 자신의 몸에 손대지 말라는 의미로 봉선화 씨앗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꽃말은 ‘부귀, 여린 아이 같은 마음씨’이다.

헤이즐넛

헤이즐넛은 개암나무, 깨금나무를 말한다. 가난하지만 착한 청년이 있었다. 나무를 하던 청년 앞에 개암 몇 개가 또르르 굴러오자 청년은 부모님께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주머니에 넣었다. 

해가 저물 때쯤 집으로 돌아가려던 청년은 그만 길을 잃고 숲속의 낡은 초가집을 만나 해가 뜰 때까지 쉬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도깨비들이 나타나 초가집에 몰려들었고 청년은 급히 대들보 위로 몸을 숨겼다.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금 나와라, 은 나와라”고 말할 때마다 금과 은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구경하던 청년은 배가 고파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개암을 입에 넣고 힘껏 깨물었다. ‘딱!’하는 소리에 도깨비들은 부리나케 도망쳤고 청년은 방망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정성으로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개암은 생명과 다산 등을 의미해 사랑에 대한 가장 중요한 마법의 식물이라는 별명도 있다. 열매가 2개씩 모여 달리는 모습이 한 쌍의 결합을 상징하여 결혼식 때는 개암나무 열매를 담아 신부에게 주거나 신혼부부에게 뿌려 주기도 한다. 도깨비를 쫓는 열매에서 사랑의 상징까지 재미있는 전설이기도 하다.

백리향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가장 강력한 경찰국가 스파르타의 왕후 헬레나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사랑하게 되어 스파르타를 떠날 때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 그 자리에 백리향이 피었다고 한다. 그래서 ‘헬레나의 눈물’이라 불린다. 서양에서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백리향을 키웠는데 고대 그리스인들은 행동과 용기의 상징으로 생각했고 중세시대에는 뇌를 강하게 하며 오래 살게 해준다고 믿었다. 꽃말은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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