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여행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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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여행가는 날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8.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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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구름으로 덮인 옥천의 아침 산 풍경. 사진 김근영 씨 제공
안개구름으로 덮인 옥천의 아침 산 풍경. 사진 김근영 씨 제공

오랜만에 부산으로 향하는 즐거운 아침을 맞이했다. 밤부터 얼마나 설레었는지 잠들고 깨기를 반복하며 잠을 설쳤다. 아침 6시 27분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라 부리나케 준비해 출발했으니 망정이니 자칫 열차를 놓치는 상황이 초래됐을지도 몰랐다.

아내도 일어나 내가 씻는 틈에 주방에서 뚝딱뚝딱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내가 채비를 마친 사이 어느새 준비한 토스트를 아침으로 내어줬다. 요술방망이를 휘둘렀는지 금세 토스트를 만들었다. 버섯과 당근을 살짝 볶고 야채와 계란후라이, 직접 만든 소스를 차례차례 얹고 바르고 맛있게 구워진 빵으로 덮어 호일로 감싸는 정성에 먹는 배려까지 생각해줬다.

출출함에 식욕을 당기는 토스트 한 입을 베어 물었다. 바싹바싹하고 고소한 호밀식빵의 맛에 눈이 번쩍 뜨이고 남아있던 잠이 싹 달아나 버렸다. 첫 입부터 감동하며 입안은 아침부터 호강했다. ‘바싹바싹 고소고소’ 하며 호밀식빵이 먼저 노래를 부르자 버섯과 야채 등 재료의 조합이 부드러운 연주로 식탐을 잠재우는 앙상블에 시간도 잊은 채 음미하며 맛에 푹 빠지게 했다.

그쯤 우유에 원두커피 원액읕 살짝 얹어줬다. 마키아토 같은 맛이 입안 가득 감도니 맛으로 천국을 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내가 개발한 ‘유황쌀커피’ 한잔을 마셨다. 입안 가득 개운함으로 천국을 다녀온 듯한 깔끔한 여운을 만끽했다. 아내는 부산 가는 아침을 천국행 열차로 배웅했다.

아침 잠도 마다하고 옥천역까지 바래다 준 아내의 마음 씀에 안개구름이 산을 타고 승천하는 사진 하나를 선물로 보냈다. 아내도 아침 산 풍경으로 화답했다.

열차가 이원역을 영동역을 통과하는 내내 비 내리는 아침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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