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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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38)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8.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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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

원래 연꽃의 다른 이름은 부용이다. 이 꽃의 맑고 아름다운 모습이 언제부터인지 부용이라는 이름을 빼앗고 말았다. 그러나 둘 다 모두 청순한 꽃으로 꼽히므로 연꽃을 수부용(水芙蓉), 나무인 이 꽃은 목부용(木芙蓉)이라 하여 구별하기도 한다. 

부용에 얽힌 설화 중에는 성천(成川) 기생 부용에 관한 일화가 있다. 화류계의 인물이기는 하나 그 용모나 성품의 고아함이나 일세를 압도하던 시가를 보더라도 황진이 이후 명기(名妓)를 꼽는다면 단연 부용일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기적(妓籍)에 있으나 원래는 시가 전문이었으며 문학을 아끼고 사랑했다. 뿐만 아니라 함부로 몸을 더럽히지 않았으므로 마치 부용이 진흙에서도 더럽히지 않고 꽃피는 것과 흡사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부용은 그의 숙부가 본래 문장에 뛰어나 어린 시절부터 글을 배웠다. 문장에 대한 재능이 특출해 부용은 16세에 성천군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그런가하면 김이양의 문학에 심취하여 나이 차가 많음에도 그의 첩이 되었다. 매일 시가를 읊다시피 하며 15년간을 동거하고 그가 죽은 후 수절하다가 자결했다. 죽은 후에도 그녀의 유언에 의해 천안 광덕리에 있는 그의 묘 앞에 매장하였다. 생전에 부용은 부용꽃에 대한 시를 지은 일이 있었다. 부용이 부용을 읊은 것이다. “부용이 피었는가 못 가득 벌겋고야 사람들 이르기를 나보다도 곱다 건만 언덕 위에 내 지날 새 어쩌타 꽃 안 보나” 무궁화 꽃을 닮은 이 꽃은 덧없이 아름답기 때문일까. 아침에 핀 꽃이 저녁이면 시든다. 그 대신 줄기 끝에 꽃망울이 모여 있어 매일 한두 송이씩은 계속 피므로 늦서리가 올 때까지 꽃을 즐길 수가 있다. ‘섬세한 미모’가 꽃말이다.

줄무늬 꽃잔디 

아주 먼 옛날 무질서한 세상에서 하느님이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태양에게 따스한 봄볕을 골고루 뿌려주라고 했으나 구름이 나타나 소나기를 퍼부우며 심술을 부렸다. 돋아나던 새싹들이 모두 떠내려가고 말았다. 하느님은 봄의 천사를 시켜 망가진 산야를 가꾸게 하였으나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때 “하느님, 그 일 나한테 맡겨주세요”라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둘러보니 눈에도 잘 띄지 않는 잔디들의 말이었다. 허락받은 잔디들은 온 들판을 푸르게 뒤덮었다. 하느님은 고마워서 잔디의 머리위에 예쁜 꽃 관을 씌워주었다. 꽃잔디류 중에서 빨강 분홍 흰색 줄무늬가 있는 이 품종이 가장 아름답다. ‘희생’이 꽃말이다.

골든로드

양미역취, 황금채칙이라고도 한다. 그리스어 솔리다고(Solidago)는 ‘상처를 아물게 한다’라는 뜻이 있고 로마시대부터 이 식물을 만능 약이라고 했던 것에서 유래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높이 85cm까지 자란다. 꽃은 노란색으로 피고 3~5개의 두상화가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달리고 전체가 커다란 꽃 이삭을 형성한다. 꽃말은 ‘조심, 경계’로 질병을 예방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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