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독소를 줄이는 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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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를 줄이는 생활습관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8.1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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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당독소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 명칭에서 오는 선입견 때문에 탄수화물은 무조건 좋지 않다는 인상까지 주는 것 같다. 근래에 들어서 비만과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왔던 ‘지방의 누명’을 벗기는 수준을 넘어서서 지방이 받았던 혐의가 모두 탄수화물에게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탄수화물 전체를 당독소의 원인물질로 지목하는 것은 탄수화물의 입장에서는 ‘지방의 누명’보다 더 억울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당독소의 정식명칭은 최종당화산물이다. 당독소란 당이 주로 단백질과 결합할 때 생성되는 해로운 물질을 말한다. 당독소는 체내에서 내인성으로 생성될 수도 있고 음식을 통해서 외부로부터 섭취하게 될 수도 있다. 

몸 안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당독소는 당화혈색소인데 혈액 중 적혈구 안에서 있는 헤모글로빈에 당이 결합되어서 나타난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수록 혈당이 헤모글로빈의 단백질 부분에 결합한 당화혈색소가 많아지게 된다. 

적혈구의 수명이 120일 정도이기 때문에 적혈구 안에서 당과 결합한 헤모글로빈의 비율을 보면 지난 3~4개월 동안 혈당관리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당뇨합병증의 위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가 6미만이면 정상이라고 보는데 이는 헤모글로빈의 6%에 당이 결합된 것을 나타낸다. 이는 당이 체내의 다른 단백질과도 결합한 정도가 6% 라는 것을 말해준다.

당독소는 음식을 통해서도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특히 음식을 섭씨 130~200도의 온도에서 튀기거나 볶거나 구울 때 ‘갈변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를 마이야르반응이라고도 한다. 즉 빵이나 고기를 구울 때 노릇노릇하게 되면서 색과 맛이 변하게 되는데 이때 당독소가 많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고기 등에 밀가루 반죽 옷을 입혀서 튀길 때 당과 단백질의 결합이 더 쉽게 이루어지면서 당독소가 생성된다. 같은 재료라도 삶거나 찌는 요리법이라면 당독소생성이 억제되는데 그 이유는 수분이 당과 단백질의 결합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당독소는 여러 조직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세포 내에서 산화적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는 호염증성 분자이다. 당독소가 체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은 혈관내피세포이다. 혈관내피세포가 당독소에 의해 침범당하면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혈류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전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데 특히 신장과 망막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혈액투석을 하는 신장질환자나 녹내장 환자 그리고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혈중 당독소의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당독소는 탄수화물을 제한한다면 감소시킬 수 있을까? 혈당이 높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당연히 당독소는 증가하게 된다. 체내에서 당독소를 생성하는 대표적인 원인물질로서 주목받고 있는 ‘메틸글리옥살’은 일종의 반응성산소종으로 분류되는데 당뇨병에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메틸글리옥살은 인슐린저항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관기능의 저하나 신경병적 통증에 관련하여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메틸글리옥살은 단순히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대사기능의 문제로 인해 증가한다. 즉 탄수화물대사나 지방대사 그리고 단백질의 분해과정에서도 메틸글리옥살은 생성된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을 제대로 에너지로 연소시키지 못하고 너무 많은 지방이 에너지로 동원되는 과정에서 지질의 불완전 연소물인 케톤체가 다량 발생하는데 케톤체가 에너지원으로 잘 이용되지 못하면 메틸글리옥살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는 저탄고지 식사가 어떤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당독소를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운동을 하는 것이다. 즉 채소를 많이 먹고 소식을 하며 과도하게 튀긴 음식이나 단순당류의 섭취를 줄이면 된다. 또  과도한 지방섭취를 피하고 대신에 신선한 상태의 오메가3 지방산을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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