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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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
  • 김용현 법학박사, 시인
  • 승인 2022.08.1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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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왕조의 유민으로 귀화하여 왔느냐?
고속도로 이어간 쓸쓸한 연변에
바람에 흔들거리는 너의 그 시린 넋은
이리도 서글피 겨운 몸짓으로 남았구나.

국화 문장의 검 끝보다
황실 장미 새긴 방패와 창날보다
더 피어린 이리의 이빨들

피압박 민족의 한恨이리
억압받는 민중의 원怨이리
울다 지친 아기의 배고픔이리

퀭한 눈을 들어
머언 석양이 지는 하늘을 향해
슬픈 손짓을 하다가
하다가
차라리 하얗게 질린 그 시린 꽃 이파리들
씻어도 씻어도
씻기어지지 않는 향수는
뭉게구름으로 피어올라
잔양殘陽 스러져가는 하늘가로
흩어져가건만

너는 다만 한이 되어 꽃으로 남고
나 또한
한 오리 정으로 남아
부평초처럼 흘러간다.
흘러 흘러 돌아 돌아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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