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위원 “과연 적격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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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위원 “과연 적격자인가”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2.09.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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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사람 선정, 미리서 입막음했다”
전문성‧윤리성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

옥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비 심의를 위한 ‘지방의회 의정비 심의위원’과 옥천군의회 의원들의 윤리문제에 대한 심사 자문을 위한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위원’ 선정과 관련 특정 단체 관계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포진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위원들의 전문성과 윤리성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이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옥천군은 지난 달 관내 23개 각급 기관과 단체로부터 19명의 인사를 추천받아 이 가운데 10명의 위원 선정을 마치고 ‘지방의회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꾸렸다. 여기에는 대학 관계자를 비롯한 법조계, 언론계 그리고 시민단체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난 5일 군청 상황실에서 황규철 군수는 이들 10명의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면서 “적정한 의정비 결정은 지방의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충실한 역할 수행으로 견제와 균형을 통한 옥천군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며 “위원분들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의와 결정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황 군수의 이러한 부탁과 달리 위원 선정과 동시에 문제점부터 드러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10명의 위원 가운데 특정 집단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렇다 할 사회단체가 없는 옥천에서 특정인이 ‘지방의회 의정비 심의위원’과 옥천군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이중으로 포함돼 있어 억지로 구색맞추기 위원 선정이 아니냐는 조롱도 일고 있다.

그런가하면 옥천군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윤리적인 문제를 심의하는 ‘옥천군의회윤리심사자문위원회’ 위원 역시 특정 집단 관계자가 포함돼 있어 앞서 지적한 ‘지방의회 의정비 심의위원’ 선정과 같은 맥락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 2일 법조계와 학계 등 민간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옥천군의회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촉장을 전달했다. 

박한범 옥천군의회 의장은 위촉장을 전달하면서 “옥천군의회가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고 청렴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위원님들의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박 의장의 이러한 말과는 달리 특정 집단 관계자가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박 의장의 말처럼 ‘고견’을 들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에는 “민간전문가는 학계·법조계·언론계·지역사회단체 등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사람으로서 윤리규범 분야의 자문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사람 중에서 의장이 위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시행령 제4조에도 “위원에게 공정한 심의·의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배척하도록 못박고 있다. 하지만 이들 위원들이 얼마만큼의 전문성과 윤리규범 분야의 자문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군이나 의회는 위원 선정에 있어 전문성이나 윤리문제와는 관계없이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만 위원으로 선정, 향후 군정이나 의정활동에 불편한 말들을 하지 못하도록 미리서 ‘위원’이라는 명찰을 달아 주어 입막음을 했다는 얘기다.

옥천읍 주민 박민섭 씨(가명, 55)는 “옥천군과 옥천군의회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잘잘못을 다뤄야 할 언론 관계자들이 두 위원회에 대거 포함되었다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집행부와 의회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동이면 주민 이순영 씨(가명, 66)도 “군과 군의회는 위원 선정부터 우를 범했다. 잘못 끼워진 단추로 무슨 수로 바르게 된 옷 매무새를 낼 수 있겠는가”라며 “두 위원회 모두 처음부터 다시 (위원들을) 선정해야 한다. 휘어진 펜 끝에서 어떻게 바른 소리가 날 수 있겠는가. 그들은 줄곧 ‘박(한범)비어천가’와 ‘황(규철)비어천가’만 부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옥천군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일부러 특정 언론사 관계자나 특정인을 다수 포함시킨건 아니다. 모든 위원 선정은 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위원회에 화살을 돌렸다.

옥천군의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이병우 위원장은 “위원 선정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의회에서 최종 선정된 사람들의 명단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했다. 

옥천읍 주민 박영기 씨(가명, 59)는 “위원장도 모르는 상태에서 위원이 선정됐다는게 말이 되는가, 결국 위원장은 말만 위원장일 뿐 사실상 허수아비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러고도 위원장이란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한편, 2022년 9월 15일 현재 옥천군 관내에는 총 112개의 각종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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