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여름은 여운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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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여름은 여운을 남기고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9.22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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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한 매미의 껍질이 풀잎에 매달려 있다.
우화한 매미의 껍질이 풀잎에 매달려 있다.

11호 태풍 ‘힌남노’가 남부지방을 관통하고 지나가며 일부 지역은 큰 피해를 남기기도 했다. 14호 태풍 ‘난마돌’은 ‘힌남노’가 할퀴고 간 큰 흔적이 사라지기도 전에 잔뜩 긴장 태세에 들게 했다. 다행히도 북상하기보다 일본으로 간다는 소식에 조금은 안도의 숨을 쉬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 옥천의 농가에선 캠밸 얼리 수확을 마치고 샤인머스켓 출하에 한창이다. 고운 연둣빛만큼 그 달콤함은 농가에 웃음을 가져다준다. 저 멀리 들에선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가을 벼가 노랗게 익어 가고 있다. 

뜨겁게 달려온 시간은 백로가 지나고 추분에 접어들었다. 하지가 엊그제 같은데 낮과 밤의 길이가 또 한 번 같아진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80도의 추분점을 통과한 것이다.

그사이 우렁차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는 흔적 없이 여름과 함께 사라졌다. 그 많던 매미들은 어디로 갔는지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한 번씩 늦더위가 있었지만 이젠 완연한 가을 날씨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하늘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느 날은 동물원이 되었다가 어느 날은 바닷속이 되었다가 또 어느 날엔 푸른 도화지에 하얀 물감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름만큼 뜨겁게 소리 지르던 매미 소리는 지금도 귓전을 맴돈다. 여름과 매미 소리가 함께 식으니 풍성한 가을임에도 허전하다. 둥둥 떠다니는 가을 구름에 매미 소리가 더욱 그립다. “맴맴맴맴 메에에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 매미는 뜨겁게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암 매미가 낳은 알은 내년 여름이면 애벌레로 부화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매미는 여름에 탄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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