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가을이 아쉬워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어쩌면 조금이라도 더 마음 속 깊이 가을을 담아두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청산면 한곡리 시골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습니다. 참으로 한가하고 여유로운 모습에 지난 세월 쫓기듯 살아온 나날들이 무척이나 어색하고 처연함마저 느껴졌습니다. 한참을 걷노라니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감’이었습니다. 감도 그냥 감이 아니라 ‘곶감’이었습니다. 이제 막 따내 깎은 것으로 보이는 생감이 이제 본격적으로 햇빛에 몸을 맡겨 곶감으로 탈바꿈을 시작한 것입니다. 정성스런 농부의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그런 감을 보고 있노라니 사람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익어가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더욱이 자신의 몸을 불살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생을 마감한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다 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많은 회한이 밀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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