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과 가위눌림
상태바
수면의 질과 가위눌림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11.10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면 중에는 90분~120분 정도를 주기로 논렘수면과 렘수면이 4~6회 정도 교대로 나타난다.  총 수면 시간 중 렘수면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적으로 약 20-25% 정도이다. 잠을 자는 동안 논렘수면과 렘수면이 교대되는데 점차 렘수면의 길이가 길어지다가 마침내 깨어나게 된다. 렘수면 상태에서는 안구의 움직임이 빠르게 움직이는 현상을 보이는데 렘(REM)이라는 용어도 빠른 안구의 움직임을 뜻한다. 

수면 중에 뇌파를 측정하면 서파와 각성파의 특징적인 출현을 볼 수 있다. 처음 논렘수면의 1단계에서는 알파파가 많이 나타난다. 알파파는 깨어난 상태에서는 마음이 차분하고 평정심을 가질 때 주로 나타나는 파형인데 수면에 들어가서는 알파파가 50% 이하로 감소된 상태를 논렘수면의 1단계로 보고 있다. 그 후 논렘수면의 더 깊은 단계로 들어갈수록 서파인 델타파의 출현이 많아져서 논렘수면의 3단계에서는 델타파가 20~50%나 그 이상 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논렘수면은 매우 깊은 무의식 상태로서 하루 중 격렬한 신체활동을 수행한 후에는 논렘수면이 늘어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운동했을 때 손상되었던 근관절을 포함하는 신체조직들의 회복과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논렘수면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조직의 재생과 성장에 작용하는 것이다. 한편 렘수면에서는 서파가 줄어들고 각성상태에서 많이 나타나는 베타파나 감마파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렘수면상태에서 뇌의 활동은 각성상태와 같은 매우 활발한 뇌파 움직임을 보인다. 꿈도 렘수면 국면에서 꾸게 된다. 렘수면에서 보이는 안구의 빠른 움직임은 꿈을 꾸면서 뇌신경이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안구신경도 활성화되는 관계로 안구의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설이 대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렘수면 상태에서는 얕은 수면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골격근은 매우 이완된 상태가 된다. 즉 골격근은 마비가 된 상태처럼 되기 때문에 렘수면을 ‘역설적수면’이라고도 한다. 

흔히 말하는 가위눌림 현상은 수면마비라고도 하는데 주로 잠들기 무렵이나 잠을 깨려는 시점의 렘수면 상태에서 나타난다. 이때 귀신이 점차 다가오거나 가슴을 누르는 등의 무서운 꿈을 꾸다가 의식은 깨어났지만 골격근은 아직 마비된 상태이므로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을 움직여서 도망가거나 피하지 못하는 무력한 상태에서 심한 공포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주로 심약하고 성격이 소심하거나 불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가위눌림 현상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렘수면은 나쁜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렘수면 중에는 낮 시간 동안 접하게 되어 임시로 저장했던 정보들을 정리하여 보다 고위중추인 대뇌에 장기적으로 저장하는 과정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면 중에는 논렘수면과 렘수면의 균형이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수면부족으로 이 균형이 깨지게 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하고 정서적인 불안감이 높아지며 신경과민이나 환각증세와 같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뇌하수체로부터의 성장호르몬 분비는 첫 번째 논렘수면 상태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분비된다. 그러므로 수면에 들어가서 1시간 내외의 시점이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화목하지 않고 싸움이 잦은 가정의 아이는 잘 크지 않는다. 특히 잠들기 전 부부싸움 등을 하게 되면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의 정서상태가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안한 상태에서는 처음 수면에 들어가서 맞이하는 논렘수면이 방해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평안한 상태가 되도록 잠자리에서 따뜻한 밤 인사를 나누고 소음을 차단하고 조명을 꺼서 좋은 수면환경을 만들어서 첫 번째 논렘수면을 잘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수면의 질은 비단 키의 성장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중요한데 그 이유는 성장호르몬이 뼈의 자람 뿐만 아니라 인체 전반의 신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