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성직자와 말(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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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성직자와 말(言)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11.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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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와 말(言)

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종교적 직분을 맡은 교역자. 신부, 목사, 승려 따위’를 성직자(聖職者)라 정의하고 있다. 

이를 풀어 말하면 글자 그대로 보통의 사람이 아닌 종교적 직분을 가지고 사는 사람으로 삶의 방식 또한 성스러워야 함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모습으로의 삶을 살 때 비로소 보통의 사람들은 존경심을 갖고 우러러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태를 달리하고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이는 종교적(성직자) 탈을 쓴 악마보다 더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사회로부터 영원히 축출되어야 할 축출의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 그러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지난 14일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소속 김 모 신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이용하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윤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한 말을 두고 “암담하기만 하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이보다 이틀 전인 12일에도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 평화위원회 소속 박 모 신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부부가 비행기에서 추락하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라는 글과 함께 두 손을 합장한 아이의 모습도 합성했다. 

참으로 우울하다. 진정 대한민국 종교가 갈 데까지 갈건가. 이들 두 신부는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렇듯 살벌한 말과 사진들을 올렸을까. 아무리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해서는 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신부는 그러한 것과는 애시당초 거리가 멀었다. 그저 내키는대로 말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도대체 이게 성직자로서 취할 행동이라 생각하는가, 모름지기 성직자란 남을 긍휼히 여기고 그러한 마음이 널리 퍼져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데 가일층 노력해야 하는 게 본분이거늘 이러한 행태를 일삼은 두 사람은 어떠한 이유를 들더라도 용서가 안 된다.

그렇다고 필자가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건 아니다. 사실 필자도 현 대통령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는지 모른다. 그만큼 인지지도 낮았고 정치 경험이 전무했기에 시중에 떠도는 말마따나 ‘어쩌다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의 48.56%는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당당히 당선된 합법적인 대통령임을 알고 있기에 더 이상 언급은 의미가 없다 하겠다.

문제는 현 대통령이 누구와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든 그건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며 특권이다.

걸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막말을 넘어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막말을 쏟았다면 결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보통 사람도 아닌 신부(성직자)라는 사람이 취한 행동이었기에.

그러잖아도 작금의 대한민국은 주사파와 틈만 나면 북한을 찬양하는 친북세력들로 인해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그런데 명색이 신부라는 사람들까지 대통령이 죽기를 원하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쏟아 낸다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어디로 향한단 말인가. 그래 놓고도 불특정다수의 성도들을 향해 예수님의 ‘사람’을 외치고 ‘선’을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언제부터 종교가, 아니 언제부터 성직자가 이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을까. 그래 놓고도 대한민국 종교는 성도 수가 줄어든다고 안달을 하고 있다. 정작 자신들의 행동이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성이나 죄책감도 없으면서 말이다. 숫제 살기 위한 밥벌이 수단으로만 종교를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종교라는 집단에서 더 이상 ‘사랑’이나 ‘자비’라는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 그냥 그들만의 울타리 안에서 끼리끼리 먹고 살아가는 지극히 무능력한 사람들이라는 평가 외에는 그 어떤 말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흔히들 아무리 세상이 혼탁해도 그 끝에는 ‘종교’라고 하는 마지막 피난처가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 종교를 보면 피난처는커녕 오히려 ‘사회악’ 정도로 밖에는 안 비춰지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할 것인가. 

대한민국 종교, 제발 정신 차리고 다시금 성경 속으로 들어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진심 어린 회개부터 하는 게 옳은 순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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