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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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12.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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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가

필자의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가능한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사실 그게 머리도 덜 아프고 쓸데없는 정력도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꼭 한마디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하는 말로 정치와 종교는 아무리 오랜 시간 얘기해 봐야 정답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기에 그저 시간 낭비라는 게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싸움마저 일어나는게 정치 이야기요 종교 이야기이기 때문일게다.

요즘 한국 정치를 보고 있으려니 인내의 한계가 느껴진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얼마나 할 일이 없는 건지 말도 안 되는 말로 서로가 자기들이 잘났다고 싸우고 있다. 도무지 그들에겐 국민들의 시선도 일말의 양심도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가능만 하다면 당장에라도 그들을 한데 묶어 지구 밖으로 내던지고 싶은 마음이다.

우선, 명색이 한국 정치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사람(특히 국회의원)들이 하는 짓거리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때 부인 김건희 여사를 동행, 김 여사가 취한 일련의 행동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말싸움을 벌였다. 

김 여사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배우자들을 위해 캄보디아 정부가 마련한 앙코르와트 방문 대신 심장 질환 아동의 집을 찾아간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빈곤 포르노를 촬영한 것”이라고 염장을 질렀다. 그러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비뚤어진 심보가 드러났다. ‘빈곤 포르노’라고 한 것은 너무나 인격 모독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맞받아쳤다. 

우리는 이들이 하는 행태를 보고 대한민국 정치를 논하기에 앞서 참으로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도대체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대통령 부인한 한 행동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겠는가이다. 물론, 대통령 부인이라는 위치는 사인이 아닌 공인이기에  그녀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는 늘 카메라가 따라 다니고 기자들이 일거수일투족을 뒤쫓으며 만에 하나 국격(國格)을 손상시키는 언행을 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동반되게 되어 있다. 그만큼 무게감을 갖는다는 의미일게다. 

그렇다고 명색이 일국의 영부인이라는 사람이 생각 없이 행동하진 않으리라 본다. 자신의 작은 행동 하나가 남편의 얼굴에 먹칠을 할 수도 있으며 자칫 정치적 생명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기에 상당한 신중을 기하리라 본다.

김 여사가 심장 질환 아동을 찾아간 게 그렇게나 잘못된 건가, 어쩌면 앙코르 와트를 방문해 그저 눈 구경이나 하고 돌아오기보다는 심장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고 어떻게 하면 치유해 줄 수 있겠는가 하고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인류애가 넘치는 행동이 아닐까. 

그런 행동을 문제 삼아 ‘빈곤 포르노’니 뭐니 하는 것은 윤 대통령의 허점을 찾다 찾다 안되니까 부인의 행동까지 트집 잡아 안주거리로 삼는 걸 보면 도대체 이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더욱이 그게 무슨 대단한 화제거리라고 나라가 시끄럽도록 떠들고 목에 핏대를 세운단 말인가. 

자신의 정당이 아니라 해서 말도 안 되는 말로 테클을 걸고 감정에 불을 지핀다면 그에 대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끔 되어 있다.(하긴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정치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테지만)

지금 국회에는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 법안들은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로서 당장에 입법화되지 않으면 안 될 매우 긴급한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로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당에 기분 나쁜 말을 할 경우 굶는 한이 있더라도 즉각적이고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다.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취해야 할 도리인 양 말이다.

국민들은 원한다. 여야 간 싸움을 하려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것을 가지고 싸워라. 유치원생보다 못한 것을 가지고 “네가 틀렸네” “내가 맞네” 하며 싸우지 말아라. 당신들이 유치원생은 아니지 않는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여·야) 둘 다 틀렸다. 아무리 편을 들어 주려고 해도 민망해서 못 들어 줄 정도다. (그래도 그들은 좋단다)

이제 1년 반 후(2024년 4월 10일)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은 나름대로 점수를 매겨보자. 의미 없는 말로 시간을 소비하는 말 장난꾼들은 솎아내고 진정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눈여겨보자. 국민들은 결코 말장난에 능숙한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그건 ‘사기꾼’이나 하는 짓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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