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보는 한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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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보는 한해가 되기를
  • 김선환 시인, 전 한남대 교수
  • 승인 2023.03.09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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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이 된 지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뭔가 새로운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별반 변하지 않고 지나가게 마련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와 결심도 한 달이 지나가기 전에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진다. 추진해 보려던 새로운 일들은 작심삼일로 용두사미가 된다. 차라리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 마음이 편할지 모른다. 항상 그래왔듯이 매년 첫 달에 계획을 세워 시도하기에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너무 빠듯하고 고단하게 돌아간다.

일반 사람들에게 언제 경제가 좋았던 적이 있었겠는가. 단지 덜 나쁘고 더 나쁘고 하는 차이만 있어 왔다. 올해는 누적된 경기침체로 불황에다가 물가의 오름이 가파르다. 결국 한꺼번에 올리게 되니 체감의 피해는 더 크다. 국민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인기를 얻기 위하여 대책없이 물가를 눌러 두기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말해 준다. 시대는 변했는데 생각없는 정치인들의 구태의식에 탄식이 나온다. 또한 자고 일어나면 국민들을 위한다고 외쳐대는 그들의 말에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정치인들을 무조건 추종하고 편드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가 공정한 사회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한다. 이로 인한 모든 피해는 국민 각자에게 돌아온다. 사회의 문제를 들여다볼수록 나라를 사랑하는 새로운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의 난제들을 떠나 새해에는 지나간 3년 동안의 격리된 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힐링을 해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이미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 아직 여러 면에서 이전과 같은 여행환경이 조성된 것은 아니다. 더욱이 고물가로 인한 여행경비가 많이 늘어나 부담이 크다. 굳이 번거로운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국내를 여행하는 것도 더 좋은 점이 있다. 이제는 유명하고 사람이 붐비는 장소나 멀리 나가는 여행은 지양해야 한다. 멀리 나가면 시간이 많이 들고 체력의 소모가 커져 여행 본연의 목적이 사라지기 쉽다. 또한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고물가 시대에 시도할 만한 일이 아니다. 요즈음은 전국 어디에나 적당한 비용에 조용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정보를 찾아보는 노력도 중요하다. 

사는 동안 모든 어려웠던 마음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져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다. 인생의 과정에는 늘 중간 점검이 필요하고 방향 수정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이 최적이다. 그런 목적이라면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나를 돌아보기에 편한 장소가 있으면 어디든 가도 좋을 것이다. 한 번의 여행만으로 쉽게 답을 구할 수는 없다. 기회가 될 때마다 부담이 적은 간결한 여행을 하다보면 새로운 나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 여행의 시간에서 일상에서 미쳐 느껴보지 못하던 감정과 참신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또한 마음의 여유를 찾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면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 이외에도 여행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알게 되면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과 인간관계도 좋아진다. 여행은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원하는 일의 도전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에 언제나 떠날 수 있고 돌아오기 쉬운 여행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설 기간에는 해외로 여행을 나간 사람들이 많았다. 국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도 많이 방문하였다. 점점 설의 의미가 시대에 맞게 바뀌고 있다. 전통이 사라져 간다고 하지만 가족 모임이 간소화되는 대신 여행의 기회를 갖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자신을 찾아보는 일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단 작은 여행이 되도록 효율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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