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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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6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3.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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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산수유는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들여와 재배되기 시작하였는데 삼국유사에 등장한다. 신라 경문왕의 침전(寢殿)에 밤마다 뱀들이 몰려들고 궁인들이 이를 쫓아내려하자 경문왕은 뱀들이 없으면 편히 잘 수 없다며 이를 말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경문왕이 잘 때에는 뱀들이 혀를 날름대며 가슴을 온통 덮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경문왕이 왕위에 오른 뒤에 갑자기 귀가 당나귀의 귀처럼 길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두건을 만드는 복두장(幞頭匠) 한 사람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는 평생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도림사(道林寺)의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 그 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 그 소리가 들려왔고 경문왕은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산수유나무를 심었다. 그러자 ‘임금님 귀는 길다’는 소리만 났다고 한다. 산수유가 임금을 위로하는 역할을 한듯하다. 노란 불꽃이 터진 듯한 모습의 산수유는 3월에 피는 봄꽃이다. 꽃자루에 면봉 모양의 꽃송이가 모여 피는데 꽃 하나의 줄기가 1cm로 긴 편이며 동그란 꽃 끝에 더 작은 면봉 모양의 암술 1개와 수술 4개가 삐져나와 만들어지는 꽃봉오리가 매우 아름답다.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이다.

크로커스

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크로커스는 스밀락스를 사랑하였다. 하지만 크로커스는 인간이었고 스밀락스는 불사의 존재인 숲의 님프(Nymphs)였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신들은 불행한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크로커스를 불쌍히 여겨 같은 이름의 꽃으로 만들어 주었다. 붓꽃의 일종인 크로커스는 오늘날 사프란이라고도 불린다. 신들은 크로커스가 사랑한 스밀락스도 함께 꽃으로 변신시켰다. 스밀락스가 변신한 꽃은 청미래덩굴이며 그녀의 이름을 따서 스밀락스라고도 한다. 크로커스는 알뿌리와 비슷하게 생긴 두꺼운 줄기인 구슬줄기에서 자란다. 잎은 꽃이 핀 이후에 자라며 가운데에 흰 세로줄이 있고 꽃은 품종에 따라 노란색, 흰색, 보라색 등 다양하다. 꽃은 지표면에 가깝게 피며 각 꽃에는 꽃잎 6장, 수술 3개, 암술 1개가 있다. 이른 봄에 피는 꽃이 크로커스이고 가을에 피는 꽃이 사프란이다. 꽃의 암술머리는 노란색 염료를 만드는 원료와 음식 향신료로 이용하였다. ‘후회 없는 청춘,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지나간 행복, 환희’ 등 좋은 꽃말을 가지고 있다.

봄맞이꽃

이른 봄, 양지바른 들판에서 흰색의 자그마한 꽃이 산형꽃차례로 핀다하여 ‘봄맞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식물 밑동에서 가느다란 꽃대 여러 개를 높이 올리고 꽃대 가지 끝에 꽃봉오리가 달린 전체 모양이 입체 반원으로 아름답고 앙증맞다. ‘봄의 속삭임’이 꽃말인데, 점지매, 보춘화, 동전초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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