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하수처리시스템, 림프계와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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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하수처리시스템, 림프계와 면역력
  • 정일규
  • 승인 2023.05.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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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순환계라고 하면 대부분 심장과 혈관, 그리고 혈액에 의한 순환을 떠올린다. 혈액을 통하여 인체를 구성하는 38 조개나 되는 세포들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으니 당연히 혈액이 순환하는 계통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인체에는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체액의 순환시스템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림프계이다. 림프계는 림프절, 림프관 그리고 림프액으로 구성되어 있고, 골수와 비장, 편도선을 포함한다. 인체의 림프절은 모두 500여 개가 있는데, 이 림프절은 백혈구와 림프구가 모여있어 세균이나 바이러스, 암세포들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절은 목, 겨드랑이나 서혜부에 많이 몰려 있다.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몸 안에 들어오면 목이 붓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림프절에서 면역세포가 병원체와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림프절들을 이어주는 림프관을 통하여 림프액이 흐르고 있으며, 이 림프액과 함께 여러 종류의 면역세포들이 이동한다. 
림프시스템은 한 마디로 노폐물 배출시스템이기도 하다. 만일 우리 몸의 세포들이 매일 매일 만들어내는 노폐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몸 안에 독소가 바로 인체 세포들에 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혈액순환계는 세포가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주요 수단인 반면에 림프순환계는 청소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에서 뇌세포가 만들어내는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단백질을 처리하는데 뇌의 림프순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들 물질이 뇌에 축적되어 플라크를 형성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즉 치매가 초래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림프시스템은 섭취한 지방을 가장 빠르게 인체 여러 조직으로 배달해주는 일까지 한다. 에너지원이 되는 지방산뿐만 아니라 지용성 비타민을 함께 운반해주는 필수적인 일도 한다. 장벽을 통해 흡수된 지방은 처음 림프계로 들어와서 림프순환을 하다가 쇄골 아래에 있는 정맥을 통하여 결국 혈관으로 들어가고, 심장으로 보내져 온몸으로 보내지게 된다. 이렇게 림프계는 혈관계와 연결되어 있어서 면역세포가 림프계와 혈관을 통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인체의 방어시스템을 구성한다. 혈액이 말초조직에 산소나 영양소를 운반할 때, 혈액 중 수분이 혈관 밖으로 나와서 림프관으로 유입된다. 그러므로 이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면 조직에 수분이 몰리는 부종이 나타나게 된다.

림프계는 혈관계와는 다르게 심장이라는 펌프가 없다. 그러므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 있는다면 흐름이 정체되면서 몸의 한쪽에 체액이 쌓이고 몰리게 될 수 있다. 이렇게 체액이 어느 한쪽에 고여서 순환되지 않으면 부종과 만성염증이 초래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분이 섬유화되는 셀룰라이트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림프부종이 장기간 방치된다면 섬유화되어 셀룰라이트가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잘못되면 암종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걷는 것만으로도 림프순환은 촉진되는 효과가 있지만, 보다 온몸을 사용한 스트레칭이나 저항운동은 림프순환을 더욱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림프순환 운동은 유방암 수술 등으로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을 함께 떼어낸 사람에게 있어 더욱 큰 도움이 된다. 

탄성밴드 등을 이용하여 행하는 스트레칭이나 리듬감 있는 움직임은 림프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암수술 후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을 도와준다. 마사지나 근막이완 등도 림프순환을 도와주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노폐물이나 독소의 배출을 도와주고, 면역세포의 순환을 촉진하므로 염증과 부종의 발생을 줄여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심장이 없는 림프계의 순환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근육이 수축할 때 림프액은 한 방향으로 밀려서 흐르게 된다. 그리고 횡격막의 움직임은 이러한 림프순환을 더욱 촉진시킨다. 즉 깊은 호흡 또는 복식 호흡은 복부와 가슴 부위에 있는 림프액을 더욱 빠르게 순환시켜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몸을 스트레칭하고 운동하는 평소의 습관은 내 몸의 청소시스템을 원활하게 하여 결국 면역력을 높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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