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 부재 옥천군
상태바
의사소통 부재 옥천군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3.05.04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 달 말 공고 예정에 있는 ‘옥천군공공급식센터’(이하 센터)가 사업자 모집을 위한 공고도 내기 전에 구설수에 휩싸여 있다. 옥천읍 금구리 291번지 일원에 20억 원의 혈세를 들여 새로 지은 이 센터는 지난 세월 특정 업체의 독점 운영에서 벗어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운영을 하고자 김재종 전 군수 때 ‘군 직영’ 사업으로 결정된 사안으로 계속해서 특정 업체가 운영을 할 경우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도 있으며 더욱이 군이 특정 업체에만 힘을 실어 준다는 오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의 수장이 바뀌면서 이러한 결정도 바뀌고 말았다. 황 군수가 전임 군수의 계획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련 부서의 소통 부재로 결국 모양새가 일그러지고 만 것. 황 군수의 말마따나 “군이 센터를 직영한다는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들었다”는 그의 말을 비틀어 해석해 보면 그동안 관계 부서에서 황 군수에게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았다고밖에는 별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 처음부터 황 군수를 배척하고 부서 관계자들끼리만 내통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센터의 ‘군 직영’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황 군수는 적잖은 당혹감을 느끼는 게 역력했다.

이쯤에서 우리는 군수와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색이 5만 옥천군 행정을 진두지휘하는 군수에게마저 한마디 말도 해주지 않고 부서 관계자 소수가 자기들끼리만 알고 지내는 끼리끼리 형식의 행정을 어느 군민이 제대로 된 행정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임기직 군수라지만 700여 공무원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군수인데 이렇게 곤경에 처하게 해도 괜찮단 말인가.

황 군수는 군수에 당선되기 전 12년이라는 세월을 충북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그런데 그런 그도 한가지 경험하지 못 한게 있었다. 바로 ‘인사’다. 황 군수가 과거 단 한 번만이라도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경험을 했더라면 지금과 같이 무시 당하는 황당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공무원들 역시 황 군수를 진정한 옥천군수이자 인사권자로 생각했다면 그들만 아는 영업비밀로 여기지는 않았을것이다. 군수를 군수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조직 개편 초기 분명히 센터를 총괄할 ‘공공급식팀’이 개편안에 들어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은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도 그만큼 관계부서에서 황 군수에게 센터 직영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언질을 주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증거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기존 업체를 향한 한없는 편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옥천군이 센터 민간 위탁에 대한 옥천군의회의 심의에 대해 당연히 의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런 위험한 생각을 가질 수가 있을까, 만에 하나 의회에서 부결이라도 되는 날이면 후속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지겠다는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어쩌면 옥천군은 센터에 투입된 20억 원이 자신들의 호주머니에서 나간 돈이 아니라는 생각에 의회에서 의결이 되든 안 되든, 운영이 잘되든 말든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나 책임이 없다는 생각이 바탕이 되어서가 아닐까.

민선 8기를 맞은 황 군수, 이제 임기 1년을 맞이가고 있다. 이쯤 되면 공무원 내부 사정도 어지간히 익혔을 것이다. 황 군수는 “가능한 관계 부서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라고는 하지만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데도 그들의 의견을 존중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참에 내부적으로 다시 한번 기강을 다잡아 5만 옥천군민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군수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사람이란 말로 안 될 때가 훨씬 더 많다. 그리고 늘 ‘좋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