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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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3.05.2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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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도선’ 운항에 부쳐

5만 옥천 군민의 숙원이자 동시에 충북 도민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대청호 도선.

사실 이 사업은 진작에 실현됐어야 했다. 바다가 없는 충북으로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시급하고 현실적인 사안이었다. 그나마 ‘늦은 게 빠르다’는 말이 있듯 지금이라도 도선 운항이 현실화 했으니 환영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대청호 물길을 따라 유유히 부유하는 도선을 상상하니 도민의 한 사람으로 짐짓 막혔던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아 흥분마저 인다.

옥천군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과 최종 합의를 마무리 짓고 총사업비 110억 원을 들여 다음 달부터 친환경 수상교통망 구축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후 10월에 착공, 늦어도 2년 후인 2025년 11월 말까지는 선착장을 비롯한 임시계류장 8개소 등 부대시설을 완비하고 친환경 도선 2대를 운항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모처럼 옥천군의 행정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결말이 좋아야 좋듯이 그토록 기다리던 도선 운항이 중도에 이러저러한 문제들로 중단된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지나치게 운항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조금은 늦더라도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운항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수십 년도 기다렸는데 몇 달 못 기다릴 군민이 어디 있겠는가.

또 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도선 운항 운영 방법에 대한 문제다. 물론 옥천군에서 직영으로 운영할 경우 그다지 큰 말썽은 발생하지 않을지 몰라도 옥천군 공무원 가운데 도선과 관련한 전문인력이 없다는 것이 또 다른 걸림돌로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민간에 위탁한다 해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오로지 돈 버는 데만 신경을 쓰는 업자라면 반드시 문제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인명은 말뿐이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실어 날라 수익을 낼 것인가에만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인명사고라도 나는 날에는 지금처럼 도선 운항을 안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옥천군에서는 전문인력을 채용하여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는 하겠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사고란 늘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발생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당사자에게로 귀결되고 마는 것을. 그래 놓고는 뭐가 문제였느니 누가 잘못했느니 하면서 허구한날 책임 전가에 뒷북만 치고 있는 게 오늘날 행정의 민낯 아닌가. 

대청호 도선 운항은 이제 첫걸음을 떼기 위해 스타트 라인에 서 있다. 급하게 먹은 음식은 반드시 체하기 마련이다, 조금은 천천히 먹더라도 최대한 잘게 씹어 소화불량이 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운항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게 공약다운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며 ‘순풍에 돛 단 듯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섣부른 행동은 늘 말썽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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