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나서야 농산물 판로도 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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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나서야 농산물 판로도 열려요”
  • 천성남국장
  • 승인 2017.08.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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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54) 충청북도농가주부모임 회장
정영희씨

“20여 년 넘게 여성농업인 단체에 몸담아오면서 절실히 느낀 것은 여성농업인들의 권익 향상과 대접받는 사회 조성을 위해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함을 느꼈어요.”
‘뼛속까지 여성농업인’임을 인정받고 있는 정영희(54) 충청북도농가주부모임 회장은 그동안 여성농업인 단체를 이끌어오면서 느낀 소회를 이렇게 피력했다.
지난 1997년 지역농협에서 단체 활동을 시작한 정 회장은 “처음에는 여성농업인들이 40여 명 정도 되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늘지 않아 32명 정도 된다”며 “여성농업인 회원수가 늘지 않는 것은 농촌의 젊은 층 인구가 감소하고 농촌으로 시집오는 여성이 줄고 있으며 특히, 농업이 침체를 겪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 “당장 여성농업인 회원으로 입회하려면 현재 농업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어야 하는데 여성농업인이 많지 않은 것을 감안 하면 회원 수 늘리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이 농촌 현실”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KBS아침마당’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 경기도 뚱딴지마을의 김형규 명예이장(가수 자우림 남편)과 함께 출연해 여성농업인들의 권익 향상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정 회장은 “농촌에서 활동하는 여성농업인을 두고 윤인구 사회자가 농촌을 이끄는 ‘어드벤저 군단’이라는 명칭까지 해주어 너무 과찬의 말을 해준다고 생각은 했지만 힘든 농촌 현실 속에서 활동하는 농업인들을 생각하니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처음에는 옥천농협을 통해 농가주부모임 회원으로 활동했어요. 옥천농협은 옥천읍·군북·동이면이 묶여 관리되고 있다. 농가주부모임은 봉사활동 등을 통해 농업에 대한 중요성과 활로 모색을 해나가고 있다”며 “여성농업인들의 인식 제고와 농산품의 판로 모색 등 다양한 정보공유를 통해 농촌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서면이 고향인 정 회장은 “결혼 이전에는 딸기 농가를 지었는데 동이면으로 결혼한 후 남편(임현재·55)과 함께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며 “앞으로 농사짓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골아줌마’로 불리다가 갑자기 여성농업인 단체 회원으로 입회하면 여러 가지 부족한 것이 많아요. 그래서 여성농업인들의 전문적인 리더교육이 필요합니다. 많은 여성 농업인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정 회장은 “여성농업인들은 모임을 무척이나 부담스러워해요. 여성농업인들이 나서야 농업판로에도 도움이 되지요. 공판장에만 의존하지 말고 서로 만나 정보공유도 하고 판매에도 도움을 받는 그런 시스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농협이나 지역본부, 군지부에도 요구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아 서로 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가주부모임은 사회단체나 지자체나 어떤 곳에서도 지원을 해주는 곳이 없어 힘이 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순박하다 보니 요구사항도 못하고 단체를 이끌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며 “여성농업인들이 편안하게 만나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쉼터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매년 연초에 농협군지부 앞에서 떡국떡을 판매해 수익금(100만원), 군보조금(300만원)을 합쳐 ‘농촌여성 합동결혼식’을 7년째 해오고 있다. 또한 주력 봉사로 휴경논이나 밭을 빌려 고구마를 식재해 수확 판매한 돈으로 소외이웃을 지원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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