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먹거리 ‘고장난명(孤掌難鳴)’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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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먹거리 ‘고장난명(孤掌難鳴)’ 새겨야
  • 임요준 편집국장
  • 승인 2018.04.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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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준 편집국장

“학교급식으로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이 친환경이 아니란다”
수년 전부터 지역에서 떠돈 괴소문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전량 공급하는 옥천살림이 들으면 화들짝 놀랠 일이다. 농업을 근본으로 삼고 친환경농산물임을 자부하며 사명감에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놀램을 넘어 참을 수 없는, 다분히 명예훼손 소지를 담고 있다. 

농가의 소문은 꼬리를 물고 군의회까지 전해졌다. 군의회는 군 차원의 잔류농약 검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갔다. 
결국 군은 지난해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8월부터 총 4차례 샘플 검사를 실시했다.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이 공급된 이래 9년 만에 생산자도 중간공급자도 아닌 구매 당사자가 첫 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아뿔사! 소문으로만 돌던 농약이 실제 검출된 것이다. 2차 검사 시 무농약 들깨에서 에토펜프록스(Etofenprox)가 검출된 것이다. 어떤 농약도 검출되서는 안 될 친환경농산물에서 살충제 일종인 에토펜프록스(Etofenprox)가 0.0185mg/kg이 검출된 것이다. 생산농가와 옥천살림측은 재배과정에서 해당 농약이 사용된 것이 아니고 인근 농가에서 사용한 농약이 바람을 타고 유입된 것으로 설명했다지만, 그 자체도 철저히 관리했어야 했다. 사실이 이렇다보니 지난 9년 간 공급된 농산물은 어떠했을까? 그도 그럴 것이 친환경농산물을 도맡아 공급하는 옥천살림이 지난 9여 년 간 단 한 차례도 자체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친환경농산물은 농가에서 제출한 인증서 하나로 무사통과 됐다. “돈이 없어 자체 검사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옥천살림 관계자 해명이 아이들 먹거리마저 경제논리에 내몰리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한해 수십억 매출에 수천만 원 순이익을 내면서도 안전을 점검 또 점검해야 하는 검사에는 단 한 푼도 쓰지 못하겠다는 거 아닌가?

학교급식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공급체제에도 문제가 있다. 1개 업체에서 도맡아 공급하다보니 경쟁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가격책정에도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예산 절감을 위해서도 뜻있는 다양한 업체의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과 교육계, 경제계, 각 사회단체 등 아이들을 사랑하고 옥천을 이끌어가는 책임 있는 자들의 지혜가 한곳에 모아져야 할 때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 한쪽 손으론 절대 힘찬 박수소리를 낼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에서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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