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나무.胡桃樹 / Wal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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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胡桃樹 / Walnut 
  •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9.01.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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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호두나무의 영명(英名)을 보면 페르시안 월낫(Persian walnut)으로 되어 있어 쉽게 지금의 이란 지방이 원산지임을 알 수 있다.

이란을 기점으로 하여 호두 선호도가 높은 서유럽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으며, 중국으로는 약 2,000년 전에 서역(西域)에서 한(漢)나라 장건(張騫 )이 갖고 왔고,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유청신(柳 淸臣)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갖고 와 자기 고향인 천안시 광덕면 광덕사(廣德寺)에 심었다는 기록이 정설로 되어있다. 

‘천안호두과자’가 오늘날 명물이 된 것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고 유구한 역사와 함께 탄생 했음을 알 수 있다. 육식을 많이 하는 서양에서는 변비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호두를 즐겨 섭취하게 되었고, 그들의 거친 피부에 효능이 좋은 호두기름은 미용에 까지 좋고 향신료에도 잘 흉화가 되어  더욱 더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일찍이 서양에서 화장품과 향수가 발달한 것은 호두가 한 몫을 한 셈이다. 호두나무의 영역은 단숨에 지구를 돌아 미국 캘리포니아에 와서 꽃을 피우게 된다.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 호두 생산량의 66%를 점하고 있어 우리가 오늘날 값싸게 구입해 먹을 수 있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대체로 호두는 지중해식기후에서 많이 분포되어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온화한 중부 이남 지방에서 잘 자란다.

각종 자양분이 풍부히 함유되어 있어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두뇌 발달을 활발히 촉진시켜 주므로 어머니들이 한결같이 찾는 보양식품이 되었다.

특히 동맥경화와 피부 노화방지에 효과가 크므로 여성들은 물론 성인 남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견과식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단백질, 비타민 B1, B2가 다른 견과류에 비하여 월등히 많아 식용과 약용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목재는 단단하고 윤기가 있고 무늬가 뚜렷하여 서양 왕실 가구와 현악기에 가장  많이 쓰인 재료이다.
2년 마다 5월이면 독일  하노버(Hannover)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목공기계전과 동시에 쾰론에서도 세계 가구부자재전시회가 열린다. 이때가 되면 세계 가구, 악기, 주방, 주택, 건축 관계자들이 앞 다투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룬다.

필자 역시 1월 이면 파리(Paris)세계가구전시회,4월의 밀라노Milano) 세계가구전시회,5월의 코펜하겐(Copenhagen) 스칸디나가구전시회와 하노바 세계목공기계전시회, 6월의 시카고(Chicago) 하이포인트 국제가구전시회,12월 프랑크푸르트 세계악기전시회를 들러 보는 것이 연중행사였다 쾰론 전시회에 가면 무늬목으로는 단연 호두나무가 으뜸이고 가격도 다른 나무에 비하여 고가였다..

가구재는 물론 악기재로는 호두나무 무늬목을 따를 수종이 없을 정도로 품위 있고 중후해 보여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Frankfurt) 세계악기전시회에서는 호두나무 무늬목을 이용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guitar), 벤조, 오르간 등등 수없이 많은 악기들을 볼 수 있었다.

필자가 처음으로 프랑크푸르트에 갔을 때인 1980년대 초에 독일의 유명한 시인이자 극작가이며, 정치가이면서 과학자인 괴테의 생가인 ‘괴테 하우스(Goethe house)’를 방문 했다. 그 때 중학 동창이 KAL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그의 차로 교외로 드라이브 하면서 호두나무를 유별나게 잘 가꾸어 놓은 숲을 여기저기 안내해 주었다.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것이 아닌 순전히 무늬목를 깎을 목적으로 특별히 관리되고 있는 호두나무들 이었다.
잘 가꾸어 무늬목재로 키우는 것이 열매 수확 보다 100배 이상 소득이 된다고 하여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들은 질 좋은 재료로 음악의 나라답게 세계 악기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다.
영창악기 김재섭 회장님이 1970년대 초쯤 조치원 근교에 120만평의 임야를 구입하여 5부 능선 이하에 호두나무만을 심은 것은 그 분이 얼마나 호두나무 무늬목에 한이 맺혔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독일인들은 어디를 가나 나무를 잘 가꾸어 숲을 참으로 잘 조성해 놓고 있어 부럽기 그지없음은 필자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옛날에는 호두나무 밑에는 아녀자(兒女子)들은 얼씬도 못했다. 어른 엄지 손가락만한 흉측하기 그지없는 호두나무 벌레가 시도 때도 없이 떨어져 머리와 옷에 달라붙으면 모두가 한결같이 기겁을 하며 혼비백산하기 때문이다.
호두나무 역시 이 큼직한 벌레에 잎을 모두 착취당해 앙상한 가지사이로 보이는 열매는 보잘것없는 수량에 불과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농약의 급격한 보급과 사용으로 그 흉칙한 벌레는 일거에 사라져 버려 덕택으로 호두의 수확은 비약적으로 급증하게 되었다.
경제적 성장에 따른 건축붐은 외국재목의 수요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그 결과 남양재에서  딸려온 불청객 청솔모가 급속히 퍼져 호두와 잣의 수요를 급감 시키는 동기가 되어 버렸다.

이 청솔모에 대한 피해는 너무나 심해 호두나무에 양철을 입혀도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훨훨날다 싶이 다니는 그들을 막을 재간이 없었다.

고향의 지인이 필자가 독일제 공기총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청솔모 소탕을 의뢰 해와 그의 세 그루 호두나무에서 2시간 동안 무려 29 마리를 잡은 일이 있을 정도로 그 피해는 막심하고 심각했다.

그런데 십 수 년 전부터 청솔모가 웬일인지 거의 자취를 감추는 불가사의 한 이일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내한성이 강한 왕호두가 개발되어 3년이면 열리고, 재래종 보다 호두알이 2.7배나 크면서 수확량도 3.7배나 많아 장래 농가 소득 증진에 크게 기여 하리란 낭보를 접하면서 온갖 역경을 극복해 온 호두나무가 대견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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