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柚子) / Citron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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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柚子) / Citron tree
  •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9.05.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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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남해도는 옛부터 유자(柚子),추자(楸子),비자(榧子),치자(梔子)의 四子로 유명한 지역이다.

가을에 남해안을 돌아보면 노란 유자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풍광은 남해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한 폭의 수채화이다.

유자는 비타민 C와 구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감기 예방과 치료에 효험이 좋아 자고로 애용해 왔으며 숙취에도 뛰어나 애주가들이 애지중지한 과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자는 중풍과 고혈압 예방에도 좋고, 과일 중 칼슘 함유량이 월등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들의 골격형성은 물론 성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변비가 심한 사람들은 껍질 채 섭취하면 섬유질이 많아 변비 예방에도 좋다. 그리고 유자를 띄운 탕에 들어가 목욕을 하면 일년 내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옛말도 있어 입욕제(入浴劑)로서의 인기도 높다.

요즘은 유자를 얇게 썰어 설탕이나 꿀을 넣어 유자청(柚子淸)을 만들어 많이 팔고 있어 어디서나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2010년이 들어서자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여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되었다.

2012년 10월 벤택가구 한기만 사장이 삼성전자로부터 나무로 된 휴대폰 케이스를 대량 주문 받를 수 있으니 일본에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일본 쪽에 알아보니 공장은 四國(Shikoku) 高知縣(Kochikeng) 安藝郡(Akigun)馬路村(Umajimura)에 있어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전속 디자이너가 판권을 갖고 있어 그의 승낙 없이는 견학이 불가하단다.

어렵게 東京(Tokyo)에 있는 디자이너와 전화통화가 이루어졌으나 아무리 설득해도 외국인은 절대 안된단다.

하시모토(橋本) 총리의 친동생이 高知縣 지사 시절  형제 이상 절친인 평화 파찡꼬 박명서(朴明緖) 사장과 필자와 함께 몇 번 식사와 술을 마신 인연이 있어 박 사장을 통해 하시모토 지사의 인맥으로 견학이 허용되었다. 

일본 전국 방방곡곡을 손바닥 보듯 훤한 필자로서도 이곳은 가기가 아주 고약한 곳이었다. 高松(Takamatsu)공항에서 공항버스로 高松역에 내린 후, 기차로 高知(Kochi)까지 와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 安藝((Aki)역에 내려서 하루에 4편밖에 없는 安田町(Yasudacho)행 로선버스를 타고 가, 安田町에 2대 밖에 없는 택시로 馬路村(Umajimura)까지 장장 8시간이나 걸려 도착하는 첩첩산중 깡촌이다.

필자와 옛부터 거래 관계가 깊은 秋田(Akita)에서 날라온 壓內(Shonai)기계 쇼나이 사장도 기다리고 있었다.

쇼나이 Slicer(무늬목 깍는 기계)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얇게 무늬목을 깎을 수 있어 이곳에 3대를 납입 했고 한국에도 몇 대 판매한 실적을 갖고 있다.

필자가 통역을 하면서 공장장과 쇼나이 사장의 안내로 공장견학을 마친 후 馬路村 온천 여관에 여장을 풀었다.

온천은 유황 냄새와 함께 유자향이 은은히 났으며 온갖 꽃을 탕에 띄워 놓아 마치 스파(Spa= 심신 안정을 위해 미용과 건강 시설을 갖춘 곳) 같았다. 손님이라고는 우리 셋뿐인데도......
귀국 후 한 사장은 생산부장을 데리고 가서 미처 자기가 못 본 곳을 봐야겠다며 다시 데려다 달라고 연락이 왔다.

처음 갈 때 너무나 번거로웠기에 두 번 째는 쇼나이 사장을 高知 시내 호텔에서 합류하여 렌트카로 가자고 제의하여 편하게 갔다.

필자가  공장장과 쇼나이 사장을 붙들어 놓고 얘기를 하고 있는 중에 한 사장과 고(高)부장은 지난번 보여 주지 않은 심장부와 의문이 가는 곳을 무차별적으로 사진을 찍었다. 

귀국 후 한 사장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와서 공무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이번엔 공무부장을 데리고 가서 보고 오지 않으면 진행이 안되겠으니 제발 또  데려가 달라고 애걸복걸이었다. 이미 손댄 일이므로 쇼나이 사장을 秋田에서 伊丹(Itami=오사카 국내선 공항) 경유 高知공항으로 오면 우리들과 그곳에서 합류 후 지난번처럼 렌트카로 가자고 했다. 쇼나이 사장도 한국시장과 필자를 무시할 수 없어 순순히 응해 주었다.

보통 공장은 사장이 있게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이 공장은 우리로 치면 면장(面長)이 사장을 겸하고 있었고,  공장장도 이장협의회장이 공장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내용을 면장으로부터 자세히 듣고난 후 너무나 깜짝 놀랐다. 이곳은 유자 단일 품목으로 일본 전국 만여 개가 넘는 면(面) 중에서 제일 부면(富面)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유자차, 유자청, 유자를 이용한 각종 과자, 유자 샴푸, 린스, 화장품, 입욕제 등 수십 가지로 매일 유자공장 견학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관광버스가 5~10대씩 오고 있었다. 이곳은 옛부터 유명한 삼나무(Sugi),편백(Hinoki)산지로서 목탄차가 겨우 다니던 지명 그대로 마차가 목재를 실어 나르던 한촌이 면민들의 일치단결 된 열정과 군(郡)의 아낌없는 지원에 힘입어 유자 하나로 상전벽해를 이룬 곳이다.

주위의 산들이 삼나무 천지이니 덤으로 그것을 이용해 보라고 임업청(산림청)에서 대폭 지원을 해주어 삼나무 무늬목으로 만든 핸드백, 휴대폰 케이스, 각종 가방과 소품을 만들고 있었다. 부수적인 사업인 무늬목을 이용한 핸드백은 5~7만엥, 핸드폰 케이스는 7,000~12,000엥까지 다양했다.

이런 특용작물을 발굴하여 특화산업을 일으켜  면민들의 의욕과 신임 김재종 군수님의 열정으로 우리 옥천에서 전국 제일의 부면(富面)이 탄생 되기를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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