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뿌리 깊은 나무 & 카페 올드 트리
백운배 대표 “군 1억 손해 보면 군민에게
10억이 돌아간다”…경제·관광활성화 제안
그곳에 가면 금강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사방이 산으로 둘로싸여 원시의 땅에 도착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인적도 드물다. 멀리 대청호가 보이는 산길을 돌고 돌아가야 닿는 곳이다. 초행길이라면 운전을 하고 가면서 이곳이 맞나 하고 약간은 긴장감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산길을 운전해서 깊숙이 들어간 곳에 아름다운 식당 ‘뿌리깊은 나무’와 카페 ‘올드 트리’가 있다. 카페 주변으로 4천여 평의 산책길에는 자연 그대로 보존된 휴식터가 있다. 대청호의 풍광을 내려다보며 우뚝 서 있는 상수리나무는 400년쯤 되는 것으로 구전되어 오고 있다. 위엄 있는 자태를 갖추고 있어 보는 이마다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이 나무를 상징으로 해서 ‘뿌리 깊은 나무’란 상호 역시 지어진 것. 물길 가까이 자작나무 숲은 백운배 대표가 직접 심고 가꾼 것으로 그 숲 벤치에 앉아 있으면 잃어버린 꿈도 다시 돌아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자작나무 숲은 특히 가을날 풍광과 잘 어울린다. 눈을 들어 보면 거기 산이 있고 물길이 보인다. 뿌리 깊은 나무 주변 산책코스는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나 가족들의 모습이 간간 눈에 띈다. 그들 역시 풍경과 어우러져 자연의 일부처럼 편안해 보인다.
△백운배 대표의 창업 과정
뿌리 깊은 나무 백운배(67) 대표는 37세 되던 해 아내(김수옥·67)와 함께 경기도에서 강원도까지 답사여행을 다닌다. 대전 근교로도 3년 동안 돌아다녔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접근성을 고려한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양수리, 청평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업성이 좋은 곳을 관찰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큰 도로 주변보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보니 그곳에 손님들이 찾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야외로 나온 이들은 대부분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저 안에 들어가면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자연 깊숙한 곳이 각광을 받았다는 것. 답사 결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백 대표는 장계리 지금의 터에 투자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는 대청호와 어울리는 집을 짓기 위해 캐나다 벤쿠버까지 가서 캘거리 대학 출신의 건축사에게 건축설계를 의뢰한다. 하지만 계절적인 문제나 건축비의 과잉 투자 등 여러 가지 여건상 포기하고 자연친화적 또 다른 건축양식을 찾기에 고심한다. 그는 강원도 속초에서 목수를 섭외해 레스토랑 건물을 짓기에 이른다. 이후 옆에 한식당도 증축하게 된다. 당시 장계 거리에서 2.6Km 떨어진 곳에 한식당과 레스토랑을 동시에 지으니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백 대표는 오랜 답사를 통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았다. 1997년 10월 1일 오픈하고 한 달 만에 IMF 국가부도사태가 났다. 가게를 오픈해 놓고 큰 걱정에 봉착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 시기 각 가정에서는 해외여행, 학원, 보험해약 등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자동차는 대부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자동차는 이미 생활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많은 이들이 정신적으로 답답하고 힘들 때 위안받을만한 곳이 필요했다. 백 대표는 이러한 시대 상황을 읽고 도시민을 위로할 수 있는 ‘라이브’ 무대를 만들었다. 마음에 품고 온 모든 우울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 그의 발상은 적중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는 “22년 전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다시 그 아이들이 성장해 데이트를 하러 오는 곳이 되었다”며 “이곳은 최대한 인위성을 배제하고 자연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이곳만의 개성을 가지고 지켜나갈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12년 전, 커피가 대세가 될 것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한식당을 카페 ‘올드 트리’로 전환했다. 백 대표는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 커피 공부를 시작했다. 다양한 커피의 품질은 국제기구를 통해 평가하는데 당시 우리나라 커피국제심판 1호인 이윤선 선생으로부터 4년간 본격적으로 커피 공부를 했다. 이로써 카페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게 된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한식당에서 카페로 전환한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아름다운 지역 옥천
백운배 대표는 “옥천의 풍광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아름답다. 이곳은 도시민들의 안식처이자 휴식공간으로 곳곳이 쉴 곳”이라며 “옥천의 발전 방향은 이러한 지역적 특색을 살려 대전의 150만 소비자를 우리 지역에 끌어 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개개인의 노력과 맞물려 군에서 받쳐줘야 할 부분”이라며 “생태하천을 살리고 지역에 자생하는 민물고기 박물관 건립, 장계유원지에 일년초로 5개월 이상 꽃을 볼 수 있는 베고니아 꽃단지 조성”등에 관해 제안했다. 또한 “9만 원을 내면 10만 원권 옥천군 통용화폐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군에서 1억 원을 손해 보면 10억 원이 군민들에게 돌아가 지역 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경제가 원활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뿐 아니라 “옥천군 관광활성화 토론회 역시 1회에 그치지 않고 민관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가 구호에만 그치는 행정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어떤 기대
백 대표는 아내(김수옥)와의 사이에 1남 1녀(주환, 주희)를 두고 있다. 해외 유학을 하고 전문직종에 일하는 아들은 카페를 이어받을 의사를 보이지 않는단다. 백 대표는 아들이 어려우면 전원을 좋아하고 성격이 밝은 며느리가 들어와 카페를 이어받아 운영했으면 하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며 도시민들의 쉼터가 될 수 있도록 가꾸어갈 다음 세대 손길에 대한 기대가 이루어질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