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풍뎅이와 함께하는 ‘풍뎅이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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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와 함께하는 ‘풍뎅이가족’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5.1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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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담악 청정지역에서 기르는 ‘뎅이곤충농장'
둘째아들 곤충연구소에 재직 ··· 정보 받아 연구
식용곤충 사업확대 가능성 ··· 미래시장 ‘청신호’

“자식 같은 마음으로 기릅니다”

군북면 이평리 이순옥(54)씨는 ‘뎅이곤충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귀농 전 남편 남진옥(59)씨는 경기도 안산시에서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아내 이씨는 보육원을 운영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사업을 그만두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돌아가자’라는 마음으로 남편 남씨의 고향인 옥천으로 왔다.

남씨는 옥천 안내면이 고향이지만 이들 부부는 부소담악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군북면으로 터를 잡았다. 귀촌 이후 남씨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내 이씨는 자녀 남중한(27·남)씨가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곤충으로 농장운영을 시작했다.

애정으로만 시작했던 곤충기르기

아내 이씨는 처음부터 곤충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본인이 관심을 갖기 전 자녀를 통해 애완용 곤충을 접하게 됐다. 이씨는 “아들이 동물자원학과를 진학할 만큼 어릴 때부터 곤충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라며 “아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본인도 곤충에 관심을 갖게 되고 생각보다 곤충시장이 넓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귀촌 후 본인이 할 수 있는 분야는 이길인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라고 곤충농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그러나 귀촌 직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작한 곤충농장은 기술적인 부분도 부족하고 손익분기점을 파악하기 어려워 농장운영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곤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다시 곤충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군의 곤충 기술지원 부족해”

이씨는 군에서 곤충에 관한 정보를 접하거나 지원을 받는 것이 타사업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현재 ‘뎅이곤충농장’에서 기르고 있는 장수풍뎅이 또한 기술적인 부분은 이씨가 혼자 터득하거나 자녀의 도움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씨는 “다른 사업보다 비교적 생소한 분야다 보니 군의 기술지원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아들이 재직하는 연구소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배운 정보와 기술을 통해 도움을 받는 부분이 많다. 지난해 겨울부터 곤충에 관한 군 연구회가 열리고 있지만 교육적인 지원은 아직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군에서 체계적인 정보교류와 성공사례를 접할 수 있다면 곤충농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경험’뿐

곤충을 기르기 위해서는 환경적인 요인 외에도 필요한 다양한 조건이 있다. 이씨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도 곤충을 기르기 위한 기술적인 조건이 맞지 않으면 성충이 되기 전에 모두 죽어버린다”라며 “여러 세미나를 다니면서 배워도 직접 곤충을 키우다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에 부딪쳐봐야 해결방안도 배울 수 있다. 이는 앞으로 곤충농장 규모를 확대하는 데도 탄탄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에 당면했을 때 포기 하기 보다는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씨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300마리의 종자에서 현재 5000마리의 장수풍뎅이 애벌레와 성충을 기르고 있다. 오는 가을이면 지금 있는 애벌레도 모두 성충이 된다.

곤충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아이들

알에서부터 애벌레, 성충이 될 때까지 장수풍뎅이를 포함한 애완곤충들의 생애주기는 대부분 1년 정도다. 그러나 알에서 애벌레까지의 시기를 제외하면 완전한 성충은 1달 반에서 2달 사이로 전체 생애주기에 비해 짧다. 학습관찰용이 아닌 애완용 곤충을 키우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애벌레 시기부터 분양을 받아 키우는데 성충이 된 2달 남짓한 시간을 보기 위해 몇 달을 기다리고 애정을 쏟는다.

이씨는 애완용 곤충의 인기요인으로 적은 비용부담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학습효과를 꼽았다. 이씨는 “동물에 관심이 있어도 아파트나 관리비용 문제로 곤충에 비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애완용 곤충을 선호하는 것도 한 몫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벌레를 기르면서 성충이 되기까지 인내심을 기를 수 있으며 작은 미물로만 보였던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애완용 곤충의 효과”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장수풍뎅이의 애벌레 구입비용은 1만원 선이지만 ‘뎅이곤충농장’에선 75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이외에 곤충을 키우기 위한 지출비용은 성장과정마다 다르다. 애벌레에게 필요한 발효톱밥은 1리터에 1000원정도 이며 성충이 됐을 땐 젤리를 준비해야한다. 젤리는 개당200원정도로 한번 주면 이틀 분의 먹이가 된다.

국·내외 곤충시장 전망 밝아

이씨는 현재 애완용 곤충을 기르고 있지만 식용곤충에 대한 성장가능성을 보고 사업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단지 시장 확대가 될 것이라는 어렴풋한 기대가 아닌 실질적으로 정부에서도 다양한 지원과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2015~2020)을 발표하며 (지난해 말 기준) 곤충산업시장 규모를 3000억원에서 5000억원 수준으로 높이고 700여 농가인 곤충사육농가를 1200농가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비·유통체계 고도화, 신시장 개척, 생산기반 조성, 산업인프라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곤충시장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확대되면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엔 갈색거저리라는 식용곤충에 관심이 많다. 애완용 곤충 외에도 곤충산업의 미래시장 규모는 무궁무진 할 것”이라며 “조금씩 곤충분야 사업을 확대 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모두 즐길 수 있는 곤충농장이 목표

현재 ‘뎅이곤충농장’에서는 장수풍뎅이의 종자를 길러 애벌레 시기부터 성충 판매만 하고있다. 그러나 학습관찰용 곤충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따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가족체험장을 만들어 곤충을 기르기 어려운 가정에서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씨는 “지금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앞으로 점차 규모를 늘리고 장수풍뎅이 외에도 다양한 종의 곤충을 키울 예정”이라며 “가족체험장은 아이는 물론이고 학부모님들까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른 이해심 필요

귀촌인이 주민과의 이해관계가 생기는 부분은 토지 측량문제가 일반적이지만 이들 부부는 수도로 인한 주민들과의 마찰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마을이 산골이다 보니 물 이용에 민감한 주민들이 있었다”라며 “마을 수도를 이용하려면 기금을 내야했는데 귀촌 전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지출이 생기니 텃세라고 느꼈다”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어 “그땐 주민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지하수 관정을 파서 마을 수로를 이용하지 않았다. 지금에서야 그 상황에 대한 배경을 생각하니 주민들의 요구도 이해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귀촌을 통해 도시에서 당연하게 누렸던 부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씨는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귀촌에 대한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공기, 여유 있는 삶을 기대하고 막연히 오는 사람들은 역귀농을 초래할 수 있다. 귀촌 후에도 도시의 편리함을 원한다면 귀촌을 다시 고려하길 바란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촌을 감행했다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고 누릴 수 없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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