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 인증 신뢰도 ‘UP’⋯ 연매출 9,000만원
하루 6~7개 먹으면 1일 비타민 권장량 충족
옥천군 동이면 평산리 소재에서 ‘한백 베리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현수(50)·백령화(49)씨 부부는 귀농해 강소농 작목인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남편 한씨는 대전에서 22년간 직장생활을 했지만 지나친 야간근무 등으로 부담을 느꼈다. 이에 부부는 오랜 도시생활을 접고 깨끗한 자연환경이 있고 시간 관리가 가능한 귀농을 결심했다.
지난 2011년 고향이었던 옥천으로 돌아와 동이면에 터를 잡고 다양한 비닐하우스 작물을 시도했다. 한씨는 “귀농을 결심하면서 집과 비닐하우스를 함께 구입했다”라며 “시설재배를 목적으로 귀농생활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 첫 농사 ‘토양 배우기’로 시작
이들 부부는 귀농 직후 군북면에서 잎들깨로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많다는 추천을 받고 첫 귀농 작물로 잎들깨를 결정했다. 이후 하우스 4동 중 2동씩 나눠 잎들깨와 고추농사를 시작했지만 두 작물 모두 열매를 맺기 전 시들어 버려 실패를 경험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엔 기술부족으로 생각해 영양제도 주고 밤낮으로 관리했지만 작물이 뿌리를 못 뻗는 상태가 지속됐다.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도 듣고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 결과 토양이 문제였다. 이들이 매입했던 하우스는 20여년 이상 화훼를 재배하던 비닐하우스로, 지나친 비료 사용으로 인해 작물을 재배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한씨는 “꽃을 관리하기 위해 지나친 화학비료를 사용했던 것 같다”라며 “토지에 영양분이 없고 염류집적(염류가 한 곳에 누적되어 토양이 거무스레한 모습으로 표현되는 현상)상태라 작물을 열심히 관리해도 1년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주변 지인으로부터 염류를 희석하고 토양의 성질을 바꾸기 위해 모내기를 추천받았다.
한씨는 “흙에 있는 화학물질을 빼내고 토양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내기를 시도했다”라며 “그렇게 또 1년을 보냈지만 눈에 띌만한 변화는 없었다. 결국엔 전체 흙을 모두 바꾸지 않는 한 작물재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렇게 2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 딸기 고설재배로 ‘심기일전’
이들 부부는 잎들깨 재배를 그만둔 후 작물선택으로 고심하던 중 군에서 딸기 고설재배 사업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딸기 고설재배는 땅위에서 자라는 일반 딸기와 달리 시설물을 설치하여 1m 정도의 높이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방법이다.
한씨는 “땅에서는 작물수확이 어려우니 고설재배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사업을 지원받기 위해 다양한 기준을 맞춰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한백 베리농원’은 방문실사를 받아 땅의 규모, 시설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받아 기준점수를 초과해 사업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위험부담 높은 공모사업, 적극 지원 필요 열심히 딸기 농법을 진행해온 이들 부부는 타 지역에 비해 옥천군의 지원이 다소 부족하다는 말을 꺼내놓았다.
한씨는 “군은 고설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70%의 시설비 지원을 공지했지만 예산부족으로 인해 지원 금액이 낮아졌다”라며 “전체 비용을 4,000만원으로 잡아 2,800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실제 설치비용은 6,000만 원 이상이 투입됐다”라고 말했다.
부부는 전업농이 많은 옥천군이 소득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노리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부부는 또 “위험부담이 많은 만큼 안정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며 “타 지역은 100%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군에서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준다면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 배우려 전국 ‘방방곡곡’ 교육 참여
한 씨 부부는 옥천에서 딸기 고설재배 기술을 배울 수 없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교육에 참여했다. 관내에서 처음 운영하는 딸기농원이었고 고설재배 또한 생소한 재배방법이라 어려움이 컸다.
한씨는 “군에서 사업지원을 받긴 했지만 정보가 없는 것은 군이나 본인이나 마찬가지였다”라며 “포도나 복숭아는 몰라도 딸기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는 군 관리부서나 담당자가 없어 문의해도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라고 말했다.
이에 부부는 관련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딸기로 유명한 논산시와 진주시를 수시로 찾아 문의하고 관련 수업을 듣는 용기를 냈다.
한씨는 “딸기에 관한 강의가 있으면 무조건 참여하려고 노력했다”라며 “논산시, 진주시, 창원시까지 딸기전문 교수의 강의나 수업을 찾아서 들었다. 교재도 구하기 어려워 같이 강의 듣는 분들의 교재를 복사해 공부했다”라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 정성으로 일군 ‘한백 베리농원’
4~6월이 딸기가 가장 맛있는 제철이면서 ‘한백 베리농원’이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요즘 이들 부부는 오전 5시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딸기 수확을 시작으로 납품준비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병해충 관리부터 거래처 확보까지 경험으로 터득해나가며 친환경 농원을 운영했다.
이들 부부는 “딸기를 수정하기 위해 꿀벌을 이용하고 있다. 꿀벌 때문에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라며 “병충해를 막기 위해 천적인 곤충들을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부는 딸기를 수확한 첫 해부터 대전에 있는 농산물 시장으로 출하도 했지만 직접 장날마다 직거래로 판매해 딸기농원을 홍보했다. 뿐만 아니라 부부는 타 지역에서 구입해오던 딸기묘목도 기술을 이전받아 지난해부터 직접 기르기 시작했다. 기술도움 없이 모든 과정을 ‘한백 베리농원’에서 관리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부터 ‘한백 베리농원’은 GAP인증을 받는 성과를 가져왔다.
한씨는 “GAP 인증은 농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한 우수농산물 인증 품이라는 증거”라며 “인증이후에 거래처가 늘어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백 베리농원’은 연간 500~600여명 어린이들의 체험장으로도 활용하고 있으며 연매출 9,000만원을 기록하는 우수농원으로 탈바꿈했다.
한씨는 “어떤 과정이든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은 과정은 없다”라며 “한창 바쁠 시기라 몸은 고되지만 기쁜 마음으로 딸기를 수확 한다”라고 말했다.
■ 천연비타민C ‘딸기’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딸기의 다양한 성분을 자랑하며 특히 비타민C가 높은 비율로 함유돼 있는 채소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딸기의 비타민C는 귤의 3배로 천연비타민C의 보고로 손꼽히는 식품이다”라며 “딸기 6~7개를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의 양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타민C는 피부미용과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되고 혈액을 맑게 해주는 성질을 갖고 있다. 또 딸기의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은 항암작용과 시력회복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씨는 “모든 채소가 몸에 좋겠지만 그 중에서도 딸기는 맛도 좋아 호불호가 없는 대표적인 채소라고 생각한다”라며 “딸기를 드시고 건강도 함께 챙기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어떤 시작이든지 ‘각오’는 필수
이들 부부는 어려웠던 시기를 회상하며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문제해결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내 백씨는 “자녀들이 한창 공부하고 지출이 많은 시기에 귀농을 시작해 소득 없이 2년을 보냈다”라며 “흔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경우도 각오하며 결정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귀농을 결심한 이후에도 지역선정과 작물선택이 중요하다. 본인도 만약 딸기를 생각하고 귀농을 시작했다면 딸기로 유명한 지역을 고려했을 것 같다”라며 “지금은 여기서 기반을 잡아가고 있지만 아무 준비도 없이 시작할 시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씨는 귀농만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로움은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씨는 “힘든 일 좋은 일 모두 귀농의 일부분이다.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해서 철저한 준비로 귀농생활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